코레일은 지난 16일 오전 10시30분께 운행을 마치고 구로역에 정차한 전동열차에서 현금 1020만원과 여권, 핸드폰 등이 담긴 가방을 발견해 주인에게 돌려줬다고 17일 밝혔다.
가방 주인은 중국 랴오닝성 션양이 고향인 취창하이(39세, 무역업)씨. 가족과 중추절을 보내기 위해 마련한 돈이 든 가방을 전동열차(용산→구로)에 두고 내렸다.
취창하이씨는 역곡역에서 내린 후 뒤늦게 깨달았지만 열차는 이미 떠났다. 마침 중국으로 출국하는 날이어서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다행히 코레일 유실물 처리 메뉴얼에 따라 취창하이씨의 가방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품에 안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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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역 강명수 역무원(사진 왼쪽)이 중국인 취창하이씨에게 가방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 = 코레일] |
이광용 열차승무원(44세, 코레일 수도권서부본부 구로열차승무사업소)은 운행을 마친 전동열차를 순회하던 중 가방을 발견하고 절차에 따라 구로역 유실물 센터로 전달했다.
문제는 취창하이씨가 한국어 의사소통이 안 된다는 점이었다. 말은 안통해도 다급한 마음과 손짓발짓으로 설명한 내용을 알아챈 역곡역 역무원은 신속하게 종착역인 구로역으로 연락을 취했다.
신고를 받은 구로역 유실물센터 강명수 역무원(53세, 코레일 수도권서부본부 구로역)은 열차승무원으로부터 접수한 가방을 수차례 본인 확인을 거쳐 취창하이씨에게 무사히 전했다.
가방을 받은 취창하이씨는 "코레일 덕분에 가족과 함께 중추절에 월병을 행복하게 먹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가방을 찾은 취창하이씨는 이날 저녁 인천공항에서 고향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이광용 열차승무원은 "가방 안의 현금 뭉치를 본 순간 빨리 주인에게 되찾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말도 잘 하지 못하는 외국인이어서 더욱 절박했을 텐데 이렇게 무사히 주인을 찾아주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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