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재닛 옐런(67) 현 연준 부의장이 차기 의장에 유력한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지난 17∼18일 개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미국 양적완화 정책을 현행대로 지속하기로 결정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재닛 옐런 부의장은 벤 버냉키 의장과 함께 양적완화 정책을 입안한 사람이다. 이에 따라 최소한 당분간은 지속될 현 양적완화 정책을 이끌어 가기에는 가장 적임자라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또한 유력한 의장 후보였던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자진 사퇴해 사실상 다른 대안을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는 점도 차기 의장은 재닛 옐런 부의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재닛 옐런 부의장이 차기 의장이 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선 벤 버냉키 의장을 유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그를 유임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CNN 방송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투자의 귀재로 평가받고 있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19일 미국 경제전문 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 1월에 두 번째 임기가 끝나는 벤 버냉키 의장을 재지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것이 내가 바라는 것”이라며 “만일 당신이 타선 가운데 타율 4할의 타자를 갖고 있으면 (경기 중에) 그를 끌어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런 버핏 회장은 ‘벤 버냉키 의장 이외에 차선책으로 생각하는 연준 의장 후보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더구나 로런스 서머스 전 장관이 자진 사퇴한 후 재닛 옐런 부의장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대놓고 그를 차기 의장으로 임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 찰스 슈모 민주당 의원이 차기 의장으로 재닛 옐런 부의장을 임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미국 정치권에서 그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가 상원의 승인을 받는 것도 장담하기 어렵다. 의장은 대통령이 임명한 후 상원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제3의 인물을 임명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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