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폴' 없는 제일모직 사명 바뀌나?…에버랜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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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2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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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션사업 1조500억원에 에버랜드로 넘겨

빈폴 서울 명동점 /사진=빈폴 홈피
아주경제 이재호·강규혁 기자= 제일모직이 소재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패션사업을 에버랜드로 양도키로 하면서 두 회사의 사명 변경 가능성 및 최고경영자(CEO) 거취 문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일모직은 23일 패션사업을 1조500억원에 에버랜드로 넘기기로 결정했다. 패션사업 양도로 확보한 재원을 새로운 주축 사업으로 떠오른 소재사업에 집중 투자해 글로벌 소재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삼성 내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제일모직의 사명 변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명에 패션과 연관된 ‘모직’이 포함돼 있는 만큼 소재기업으로의 변신을 위해 어떤 식으로든 사명에 손을 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모직에서 패션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7% 정도지만 사명에 1950년대부터 시작한 직물사업의 흔적이 남아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패션사업을 넘겨받게 된 에버랜드도 사명 변경에 대한 내부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에버랜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번 패션사업 인수도 같은 맥락이다.

테마파크 사업의 매출 비중이 10% 정도에 불과한 상황에서 기존 급식, 조경 등에 패션사업까지 더해지면서 에버랜드라는 사명을 유지하는 게 불합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제일모직 브랜드를 넘겨받아 당분간 에버랜드와 병용하고 중장기적으로 사명을 합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제일모직과 에버랜드 측은 사명 변경과 관련해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두 회사의 CEO 거취도 관심사다.

그동안 박종우 소재사업 총괄 사장과 윤주화 패션사업 총괄 사장 등 2명의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했던 제일모직은 이번에 패션사업을 넘기면서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회귀하게 됐다.

문제는 에버랜드다. 김봉영 사장이 취임한 지 2년 가량 지난 시점에서 지난해 말 제일모직 사장으로 취임한 윤주화 사장이 패션사업을 업고 에버랜드도 들어왔기 때문이다.

제일모직 패션사업이 에버랜드로 공식 이관되는 시점은 오는 12월 1일이다. 매년 연말에 단행되는 사장단 인사 시점과 맞물린다.

결국 올해 사장단 인사에서 에버랜드의 경영 체제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윤주화 사장이 다른 계열사로 이동할 수도 있고 제일모직처럼 2명의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될 수도 있다. 김봉영 사장이 자리를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재계 관계자는 “보통 삼성의 사장 임기가 3년이라고 하지만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며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이번 패션사업 이관을 계기로 에버랜드로 이동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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