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골프·주식은 기복있어…안될수록 더 노력하면 보답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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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2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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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텐손, 슬럼프 딛고 1000만달러 주인공으로…기막힌 벙커샷으로 美PGA 투어챔피언십·페덱스컵 우승

헨릭 스텐손이 보너스 1000만달러가 걸린 페덱스컵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미국PGA투어 홈페이지]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골퍼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홀인원, 생애 베스트 스코어, 300야드 장타력, 에이지 슈트…?

그런데 적어도 이 순간에는 프로골퍼 헨릭 스텐손(37·스웨덴)이 아닐까 한다. 미국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보너스까지 합쳐 1144만달러(약 123억원)를 손에 쥐었기 때문이다.

스텐손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GC(파70)에서 끝난 대회에서 4라운드합계 13언더파 267타(64·66·69·68)를 기록, 막바지 추격을 벌여온 조던 스피스와 스티브 스트리커(이상 미국)를 3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첫날부터 선두에 나선 후 한 번도 리드를 뺏기지 않고 이룩한 완벽한 우승이다. 우승상금은 114만달러다.

스텐손은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서도 타이거 우즈(미국)를 제치고 우승, 보너스 상금 1000만달러를 받았다. 이 우승으로 한 번에 1144만달러를 챙긴 것이다. 유럽 선수가 페덱스컵 챔피언이 된 것은 스텐손이 처음이다.

3라운드까지 4타차 선두였던 스텐손은 최종일 14번홀을 마칠 즈음 스피스에게 1타차로 쫓겼다. 그러나 15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옆 러프에 떨어뜨린 후 2.4m거리의 버디퍼트를 성공하며 추격자들과의 간격을 3타로 벌렸고 우승까지 내달았다. 스텐손은 특히 17번홀(파4)에서 페어웨이 벙커샷을 홀옆 4.5m지점에 떨궈 파를 잡았다. 그 반면 역전우승을 노렸던 스피스는 그 홀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사이드 벙커에 박힌 바람에 보기를 했다. 2011년 빌 하스(미국)가 기막힌 워터해저드 샷으로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던 17번홀의 벙커샷이 두 선수의 희비를 가른 셈이다. 왕년의 프로골퍼이자 미국NBC 해설가인 조니 밀러는 “스텐손의 17번홀 벙커샷은 이 대회의 베스트 샷이라 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7언더파를 몰아친 웹 심슨(미국)은 합계 9언더파 271타로 4위, 필 미켈슨(미국)은 4언더파 276타로 12위, 애덤 스콧(호주)은 3언더파 277타로 14위, 우즈는 이븐파 280타로 22위를 차지했다. 우즈는 페덱스컵 랭킹 2위로 300만달러의 보너스 상금을 받았다. 스트리커는 랭킹 3위로 200만달러, 스콧은 4위로 150만달러를 추가로 벌었다.

스텐손은 대회 첫날부터 선두에 나선끝에 거액을 손에 쥐었지만, 그의 골프 역정을 보면 고진감래·권토중래라 할만하다. 두 차례의 깊은 슬럼프를 딛고 세계 정상에 섰기 때문이다.

2001년 유러피언투어에서 첫 우승을 한 스텐손은 2003년 슬럼프에 빠져 세계랭킹 621위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2004년 재기한 그는 2009년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2010년부터 각종 악재가 겹치며 다시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후원사와 법정 소송으로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웠고 몸 상태도 좋지 않았다. 2012년 초반만 해도 그의 세계랭킹은 230위까지 떨어졌다.

슬럼프 후에는 더 망가지는 타입과 보란듯이 일어서는 부류가 있다. 조급해하지 않고 장기적 안목으로 내다본 그는 지난해말 유러피언투어 남아공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다시 감을 잡은 그는 스코틀랜드오픈 공동 3위, 브리티시오픈 2위,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공동 2위, USPGA챔피언십 3위의 성적을 내며 솟구쳤다. 올가을 플레이오프에 들어와서는 두 번째 대회인 도이체방크챔피언십과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스텐손은 최근 “인생과 주식·골프는 기복이 있다. 모든 일은 사이클이 있어서 정점과 밑바닥을 오간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에는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 보답을 받게 마련이다.”고 했다.

산전수전을 겪고 슬럼프에 빠져본 사람만이 진정으로 할 수 있는 말이다. 123억원이 거저 그에게 돌아간 것이 아니다.

 ◆최종 순위
                                       ※파: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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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선수              성적(1∼4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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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헨릭 스텐손          -13    267(64·66·69·68)
2  조던 스피스          -10    270(68·67·71·64)
“  스티브 스트리커     ”          “(66·71·68·65)
4  웹 심슨                   -9    271(68·71·69·63)
5  더스틴 존슨            -8    272(68·68·67·69)
6  저스틴 로즈            -7    273(68·68·70·67)
9  제이슨 더프너        -5    275(74·70·66·65)
12  필 미켈슨              -4    276(71·67·70·68)
14  애덤 스콧              -3    277(65·69·74·69)
22  타이거 우즈        이븐   280(73·71·6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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