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중국인 고객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하나은행은 중국인 고객을 위한 영업점을 내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제공=하나은행] |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을 앞두고 국내 은행들이 중국 관광객 맞이에 분주하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중국 국경절 기간에 중국인 관광객 15만명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은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인지도를 높이고자 부가세 환급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일회성 환전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12일 중국인 관광객의 부가가치세 환급 업무를 시작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지불결제사인 알리페이와 업무제휴를 맺은 것이다. 하나은행은 부가세 환급 대행업체로부터 받은 원화를 전일기준 위안화 환율로 환전해 알리페이로 송금하는 역할을 한다.
알리페이에 가입한 중국인은 한국을 방문한 뒤 구매한 물품에 부과된 부가세 10%를 환급받을 때 공항 환급데스크에서 기다릴 필요 없이 이틀 뒤 본인의 알리페이 계좌로 자동 환급받게 된다. 그동안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부가세를 환급받으려면 출국할 때 영수증을 환급데스크에 제출하거나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신용카드 결제계좌로 환급받아야 했다.
하나은행은 중국인 고객을 위한 전용 영업점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인 밀집 주거지역인 서울시 대림역 근처에 중국인 직원 2명과 중국어에 능통한 국내직원 2명을 배치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중국어로 상담이 가능한 외국인 전용 콜센터와 중국어가 지원되는 ATM기기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오는 10월 한달간 외국인 고객들이 서울 강남 일대 지점에서 환전하는 경우 환율우대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기업은행도 중국본부에서 발급받은 직불카드를 소지한 고객이 중국 기업은행으로 송금 또는 외국통화 환전시 최대 50%까지 환율 우대를 해주기로 했다.
은행들은 또 중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각종 행사를 열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 14일 부산 경성대학교 콘서트홀에서 중국인 유학생 초청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지난 4월 시작한 토크 콘서트는 이날까지 총 다섯번이나 진행됐다. 외환은행은 이 자리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선배와의 대화 등을 주선한다. 또 금융거래교육도 병행해 외환은행 고객으로 유치하는 효과도 보고 있다.
신한은행도 이달 말까지 서울 대림동, 안산 등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영업점을 중심으로 포춘쿠키를 나눠주고 있다. 또 해당 영업점을 방문해 거래하는 중국인에게 중국어가 인쇄된 통장지갑을 증정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방안도 추진된다. 우리은행은 오는 11월부터 우리은행 직불카드를 소지한 중국인 관광객에 입국절차 간소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법무부가 추진하는 ‘한국방문 우대카드’ 제도의 시범은행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중국 내 우리은행을 이용하는 중국인 고객 가운데 계좌에 5000만원 이상 예금이 있고 우리은행의 추천을 받은 고객에 한해 법무부 로고가 찍힌 직불카드를 발급해준다.
내년 2월까지 시범운영한 후, 사업성을 검토해 내년 4월부터 공식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한국을 자주 방문하는 중국 주요고객이나 여행객, 사업가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 나아가 중국 내 프라이빗뱅킹 서비스와 연계할 경우 중국인 고객을 유치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인 관련 금융 상품이나 업무제휴, 이벤트 개발 등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같은 사업으로 당장의 수익은 얻지 못하지만, 한국의 은행들이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진출지역을 다변화하는 것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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