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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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2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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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대통합은 온 국민 소원인 통일의 인프라”<br/>‘박근혜 대통령 동서화합 이룰 적임자’ 김대중 전 대통령 유지 받들었다



아주경제 주진 기자=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은 "국민대통합의 완결은 온 국민의 소원인 통일"이라며 "국민대통합을 통해 통일 인프라를 구축하고 통합가치의 창출과 실천을 위해 국민 속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국민대통합의 철학으로 '구존동이(求存同異)'를 제시했다. 그는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공통의 목표를 추구하자는 뜻"이라면서 "국민대통합을 위해 서로가 손잡고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일궈낸 압축성장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지역·세대·이념·계층 간 갈등이 압축적으로 더욱 더 심화되고 있다"면서 △불우했던 과거 역사와의 화해 △공동체 의식 고양 △국민 통합에 대한 가치 창출 △통합문화의 정착 등을 통한 국민대통합 국민운동을 제안했다.

한 위원장은 자신이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은 정치적 스승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2004년 김 전 대통령에게 '아버지 때의 과오'를 사과한 뒤 김 전 대통령이 박 대통령을 '동서화합을 이룰 정치인'으로 지목한 것을 계기로 나라를 이끌 준비된 지도자라는 판단을 굳혔다고 한 위원장은 밝혔다.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소감과 함께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정치를 계속해오면서 통합문제는 오랫동안 고민하고 일해 왔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가장 강조한 국정과제 중 하나인 국민통합 중책을 맡았다는 것에 상당한 사명감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사회 발전을 위해서는 과거 불우했던 역사와의 화해가 돼야 한다. 또 국민대통합을 하면 어떤 국가적 이익이 있고 국민에게는 어떤 혜택이 주어지는지에 대한 가치창출과 함께 이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라는 카테고리, 즉 공동체 의식을 강화시켜야 한다. 핵가족 문제나 개인주의가 만연해지면서 공동체 의식이 많이 결여돼 있다. 서로 공존공생하면서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통합문화 정착을 중점적으로 하려고 한다."



-통합진보당 내란음모 혐의 사건이 국민통합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보는가.

"터키는 종교분쟁 때문에 세계 갈등지수 1위가 된 것인데, 종교분쟁은 좀처럼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갈등지수는 우리가 제일 높은 것으로 봐야 한다. 우리는 민주화와 산업화를 빠른 시간 내에 성취한 압축성장 속에서 이뤄진 보이지 않는 사회갈등. 즉 지역·세대·계층·이념 갈등이 상당히 복합적으로 엉켜 있다.
우리가 이 문제를 풀지 않으면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어렵다. 이념적으로 잘못된 사고를 가지고 있는, 종북 사고를 가진 세력이 나오는 것은 사회 통합을 위해선 불행한 일이다. 경제적·사회적으로 우리 사회는 성숙했다. 6·25전쟁, 천안함사건, 연평도사건 등 많이 겪어보지 않았나? 국민 전체에 좁쌀 같은 영향밖에 없다고 본다. 물론 싹부터 도려내야 하고, 명백히 수사해서 그 문제를 뿌리 뽑아야 한다."

-전경련 포럼 등에서 '국민통합은 통일의 인프라'라는 얘기를 했는데, 국민통합과 통일의 연관관계는.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적인 역량을 배가시키고 난 뒤에 선진국으로 진입을 해서 그 힘으로 민족의 평화통일로 가야 한다. 통합의 최종 목표는 민족통일, 민족통합임 셈이다. 국민대통합은 통일과 일맥상통한다. 국민통합이 이뤄져야 통일문제도 다룰 수 있다. 통합은 통일의 인프라다. 건물을 지을 때도 기초를 잘 닦아야 한다."

-최근 산업현장에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 등이 산재해 있다.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노사정위원장을 맡았던 것이 벌써 20년 전이다. 그때와 노동환경이나 노사관계 등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그때는 노동자 권익이 우선이었다. 지금은 노사관계가 대응한 위치로 격상됐고, 사측과 노동자측은 이제는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분위기가 조성됐다. 문제는 진정성이 있느냐다. 제 생각은 늘 그렇지만 약자에게 조금만 더 베풀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사측은 경영을 노동자들이 투명하게 알 수 있도록 해줘라. 노동자들도 자기들이 노력해서 회사가 이익을 내면 거기에 따른 배려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출발하면 서로 다툼이 있을 수가 없다. 기업이 잘돼야 노동자도 잘되고, 노동자가 있어야 기업도 잘되는 것 아닌가. 서로가 의지하면서 존중하고 나가야 한다. 다소 이견이 있더라도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해서 당당히 주장해야 한다고 본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어떤 인연이 있나.

"직접적인 인연은 없다. 2004년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퇴임하셔서 동교동에 계실 때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김 전 대통령을 찾아와 박정희 기념관을 지어준 것에 대한 감사인사와 아버지 시절 겪은 고통에 대해 딸로서 사과한 적이 있다.
김 전 대통령께서는 당시 박 대표에게 '내가 대통령이 돼 나름대로의 노력을 많이 했지만 동서화합을 못한 것이 한스럽다'면서 '동서화합의 가장 적임자가 박 대표'라고 말씀하셨다. 김 전 대통령의 뜻이고, 나는 김대중 대통령의 유지를 받든 것이다. 그분이 박 후보를 (대통령 해서는) 안 된다 한 것이 아니다.
김 전 대통령께서 살아 생전에 그 말씀을 하셨고, 당시 박 후보도 동서화합을 말씀하시기 때문에 '이 분을 대통령으로 모셔서 나라를 잘 이끌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금도 소신껏 잘하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야당 당수까지 지낸 데다 김 전 대통령의 분신 같은 분이 새누리당에 입당하면서 큰 파장이 있었다.

"40년 정치생활을 하면서 두 번 결단을 내렸는데, 1982년 10월 7일 초선 의원 때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을 하면서 △김대중 선생 석방 △광주 민주화운동 진상조사 △대통령 직선제 △전두환 대통령의 민정당 총재직 사임 △지방자치제 실시 △언론자유 보장을 주장했다. 두 번째 결단은 지난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면서 새누리당에 입당한 것이다.
정치인은 나보다는 당, 당보다는 국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나라를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과거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선 반대하고 투쟁했던 사람이지만 준비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하나의 순리이자 정도라고 판단했다.
야당 당수를 지냈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은 체질이 많이 바뀌어 있었다. 바다는 강물을 물리치지 않는다는 '해불양수(海不讓水)'라는 말처럼 어떤 물을 다 수용하더라도 바다는 짠맛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새누리당 입당 당시에는 이미 민주당도 나온 상태였기 때문에 박 대통령을 만나 뵙고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다."




-여야 대치정국은 꼬일 대로 꼬여버렸다. 현 정국 해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여야 대화의 장은 국회다. 정치의 장도 국회다. 대화와 타협이 정치의 본질이다. 영국에서는 의사당에 불이 켜지면 국민이 안심을 한다고 한다. 국민의 갈등사안을 국회가 해결하기 때문이다. 반면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불이 켜지면 국민이 불안해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우리 정치 현실을 꼬집은 게 아닌가 싶다.
여야 협상의 길을 하루 빨리 열어야 한다. 여야 모두 진정성을 갖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 사진이나 찍고 원탁에 앉아 얘기하는 그런 식은 안 된다. 서로 무릎을 맞대고 서로의 어려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한발씩 양보하면서 협상해나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서로 판정승, 판정패하면 된다. 한쪽을 완전히 KO패 시켜선 안 된다. 지더라도 설득이 돼야 한다. 각자 지지세력이 있는데 무시해선 안 된다. 그리고 여야간 회담은 때를 잡아 하는 게 아니라 수시로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민대통합위의 향후 활동계획과 함께 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국민들이 이것이 대통합이다 느낄 수 있도록 현실 속에 파고드는 활동을 할 것이다. 대화와 소통을 통해 하지만 국민대토론회 같은 것을 계획하고 있다. 대통합위 슬로건이 '함께 하는 대한민국'이다.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선 국민통합 없이는 안 된다는 인식을 국민이 갖고 손잡고 나아갈 수 있도록 설득작업에 나설 것이다.
'구동존이'이라는 말처럼 서로 다름은 인정하고 같은 것을 구현하는 것이 바로 대통합이다. 각자 자기의 기능을 발휘해 전체의 소리가 청중을 감동시키는 음악으로 나갈 때 성공한 오케스트라가 되듯이 대통합위도 그런 자세로 나가겠다.
국가와 국민행복을 위해서 하나가 되는 것. 1997년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 2002년 월드컵 때 붉은 악마 응원단, 태안 기름 유출사건 때도 모든 국민이 자발적으로 나서 국가와 국민행복을 위해 하나가 됐다. 이것이 통합의 정신이다. 국민대통합위가 노력을 하겠지만 우리 힘만 가지고는 불가능하다. 국민 도움이 절실하다. 국민대통합을 위해 통합위에 관심을 가져달라. 이 힘을 가지고 민족의 평화통일 기반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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