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현재 미국 뉴욕에서 개최 중인 제68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 등을 통해 일제히 양국 간 관계 개선 의지를 분명히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할 의지가 뚜렷하다”면서도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고 이란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면 장애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도 “반드시 외교적인 해결이 필요하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정부가 유화적인 조치를 취하려 하는 것을 고무적으로 평가한다”며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 이란 핵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FT에 따르면 이번 기조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을 26번이나 언급했다. 시리아는 21번, 이스라엘은 15번이었고 중국은 1번에 불과했다. 한국과 북한, 일본은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FT는 “2기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현안에서 중동이 초점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오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무력사용을 촉구하는 압력을 뒤로하고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며 “이란은 절대로 전세계에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핵무기는 물론 대량살상무기는 이란의 안보와 방위 측면에서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우리 정부의 종교적·윤리적 신념과도 배치된다”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핵무기 개발이 아니라 평화적인 원자력 발전소 개발 계획임을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국제사회는 이란의 주장을 받아들여 제재를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두 정상은 유엔 총회장에서 우연하게라도 만나 핵개발 문제를 논의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 측이 이란 측에 두 정상들이 만나는 방안을 타진했고 이란 측은 상황의 복잡함을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의 대이란 관계 개선 의지가 매우 강함을 시사하고 있다.
한편 로하니 대통령은 기조연설 직후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뜻하는 홀로코스트에 대해 “나치가 유대인에게 했던 것을 포함해 과거에 있었던 반인륜적인 범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도 “홀로코스트로 고통받았다고 다른 민족의 땅을 찬탈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할 것이지만 할 말은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베타민 네타냐후 총리는 로하니 대통령 기조연설 후에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이 여전히 핵개발 중단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며 “핵무장에 필요한 시간을 별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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