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커버스커에게 소포모어 징크스는 없었다… 그들은 왜 사랑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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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2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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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나무 같은 앨범, 멜론 벅스 올레뮤직 음원차트 석권…가을 대표곡 되나

사진 제공=CJ E&M]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그룹 버스커버스커(장범준, 브래드, 김형태)가 1년 6개월 만에 돌아왔다. 가을을 담은 음반은 익어 가는 과일처럼 소담하다.

지난 25일 자정 공개된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처음엔 사랑이란 게’를 비롯해 ‘가을밤’ ‘잘할 걸’ ‘사랑은 타이밍’ ‘시원한 여자’ ‘그대 입술이’등 모두 9곡이 담겼다. 전곡 장범준이 작사·작곡을 맡았다.

버스커버스커에게 소포모어 징크스(2년차라는 뜻의 소포모어와 징크스가 결합한 합성어. 첫 번째 결과물에 비해 두 번째 결과물이 흥행이나 완성도에 있어서 부진한 현상)는 없었다. 공개 직후 버스커버스커 2집은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수록된 곡 전부가 음악사이트 멜론, 엠넷, 벅스, 소리바다, 올레뮤직, 네이버뮤직, 다음뮤직, 지니 등에서 음원차트 1~9위에 이름을 올리는 저력을 발휘했다. 음악차트만이 온전한 ‘음악적’ 잣대는 아니지만 담백하고 진정성 묻어나는 노래가 많은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쯤에서 잠시 생각해 보자. 다수의 팬을 보유하는 아이돌도, 입지 탄탄한 국민가수도 아닌 버스커버스커가 이토록 관심 받는 이유가 뭘까.

깊어가는 가을 속에 감성이 풍부해지고 생각이 많아져선지 대중은 감성 없이 화려한 세션을 자랑하는 인스턴트식 노래 대신 마음을 녹여 줄 음반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정제되기 전 날것의 매력을 지닌 장범준의 스타일은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한 모금 적시는 허브티 같은 상쾌함을 뿜어냈고 음악 소비자들은 그들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노준영 평론가는 “잘 만든 곡으로 분류되는 음악은 아니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순수함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포크 록, 컨트리 등 50대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장르를 다루면서 세대를 넘어 공감을 얻고 있다”고 버스커버스커의 인기를 설명했다.

더불어 성큼 다가선 계절도 한몫 하고 있다. 이승철, 신승훈, 이문세 김건모 등 1980~90년대 발라드가 사랑 받던 시절에는 계절을 누릴 수 음악들이 속속들이 발매됐고 사람들은 날씨로 읊고 싶을 때 카세트플레이어를 틀었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 클럽문화나 일렉트로닉 등이 유행하면서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곡들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버스커버스커가 봄을 담은 1집 수록곡 ‘벚꽃 엔딩’을 발매했을 때, 대중은 잊었던 계절감이 다시 생각난 듯 환호를 보냈다. 이번엔 가을이다.

노 평론가는 “버스커버스커는 대체 불가능한 자원 같은 그룹”이라며 “가을이라는 매개체로 대중과 소통을 시도했고 단숨에 반응을 얻고 있다. 가을에 제격인 음악이다”라고 평했다.

지난 봄, 발매한 지 1년이 된 ‘벚꽃엔딩’이 봄바람을 타고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봄의 노래가 되었듯, 이번에 발표한 ‘처음엔 사랑하는 게’ 역시 가을 하면 떠오르는 대표곡이 되지 않을까.‘버스커 신드롬’은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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