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슨 황당한 이야기인가. 그 빠르다는 LTE-A서비스를 세계 처음으로 실시하는 등 자타공인 ‘IT강국’으로 군림하는 나라에서,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 있는 집(이 친구집은 성북동이다)에서는 스마트폰이 무용지물이라니. 게다가 SK텔레콤은 최근 한라산에서마저 LTE-A서비스가 가능하다고 한 업체 아닌가. 하지만 곧 후배의 이야기는 사실로 드러났다. 내가 쓰는 갤럭시S4 LTE-A의 LTE 무선 신호가 약해지는가 싶더니 3G 안테나 표시도 이내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이미 후배는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초탈한 상태였다. 본인도 SK텔레콤을 쓰는 후배는 처음 스마트폰이 계속 불통이되자 스마트폰의 자체 문제인 줄 알고 기기도 바꿨다고 한다. 하지만 집에서 송수신은 여전히 불가능했다. 나중에 문제를 알고보니 통화품질이 너무 나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SK텔레콤측의 대응이었다. SK텔레콤측에 문의했더니 친절한 상담원의 빠른 해결을 자신하던 이야기와는 달리 몇 달후에야 시설팀에서 집으로 방문, 벽에 구멍을 뚫고 중계기를 설치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더구나 중계기를 설치한 후에 부과되는 전기세는 고스란히 후배의 몫이었다. 기기를 바꾼 지 얼마되지 않은터라 통신사를 옮길 수도 없다. 그는 이런 상황이 이제는 진저리 난다며 그냥 집에서는 스마트폰을 안 쓴다고 했다. 이야길 듣고보니 아직도 이런 문제가 있나 싶긴했다. 하지만 그 집에 있는 내내 나의 스마트폰마저 불통이긴 마찬가지였다.
물론 LTE는 신규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음영 지역이 많을 수 있다. 하지만 기존 3G망은 실내외를 막론하고 통화 불능 지역이 거의 없어야 하지 않나. 더구나 SK텔레콤은 LTE 이용자들이 LTE망이 없는 지역에서도 끊김 없이 음성 통화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해 상용화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지만 예외도 있었나 보다.
후배 집을 나서고 거리로 나서자 그제서야 스마트폰에서는 신호를 잡기라도 했는지 ‘카톡’이 울려대고 신규 메시지가 왔다고 난리다. LTE-A 서비스 가입자 100만 시대를 앞두고 있는 마당이다. 산 속이든 바닷 곳이든 통신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 좋다. 하지만 우리 집에서도 사용하지 못할 바에야 산 속이 무슨 상관 있을까. 정말로 고객들이 필요한 곳이 어딘지 다시금 되새겨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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