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사진=이형석 기자] |
소화해야 할 스케줄은 늘어가고, 알아봐 주는 사람도 늘었다. 심지어 누구는 '대세'나 '라이징 스타'라는 수식을 붙여주기도 한다. 지난 1년 사이 드라마부터 예능까지 섭렵하면서 충분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배우 이지훈의 이야기다.
겸손일까. '학교 2013' 종영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만난 이지훈은 모든 것이 바뀐 환경에도 불구하고 아직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가야 할 길이 멀고 해야 할 것도 많은데 지금 이 인기에 빠져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그의 진짜 속내다.
최근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을 마친 후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에서 남다른 운동신경을 과시하며 인기몰이에 성공한 이지훈은 "사람들이 '대세', '라이징 스타'라고 하는데, 난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손발이 오글거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부끄러운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스케줄이 많아진 건 사실이에요. 예전에는 제가 작품을 찾아다녀야 했다면 지금은 먼저 찾아주기도 하시니까요. 근데 제가 대세라뇨. 말도 안돼요. 가야 할 길이 얼마나 먼데요."
주변 지인들의 반응보다 신긴한건 반대가 심했던 아버지의 변화다. 그저 평범한 아들이 되길 바랐던 이지훈의 아버지는 본인의 아들이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되면서 오히려 힘을 실어주는 든든한 지원자가 되었다고. 알아보는 팬이 늘어가는 것보다 아버지가 스크랩하는 자신의 기사 수가 늘수록 기분이 좋은 건 당연했다.
이지훈[사진=이형석 기자] |
"욕심이라고 하면 욕심이죠. 연기에 대한 갈증이 심했어요. 고민도 많이 하고요. 어떻게 하면 연기를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해요. 내가 봐도 창피하지 않을 정도의 연기는 해야 하잖아요."
"'예체능'을 통해서 얼굴을 알릴 수 있었던 건 맞지만 출연하면서도 ‘연기’가 하고 싶었어요. 또래 연기자들을 보면서 더욱 자극받기도 했고요. 아쉬웠지만 단단히 마음먹고 하차를 결정했어요."
강호동, 이수근, 이만기와 호흡하면서 얻은 것은 여유와 재치였다.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적 특징 때문에라도 순발력을 키우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발맞춰 말하고 움직이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한결 여유로워졌고, 방송에 대한 재미도 생겼다.
또래 연기자들과 호흡할 수 있었던 것도 '예체능' 출연의 최대 수혜로 꼽았다. 최근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도 창민과 찬성이 있었기 때문에 힘을 낼 수 있었단다.
"'예체능'에 출연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얻었어요. 선배들의 연륜을 느끼면서 지혜를 배웠고요. 또래 친구들과는 우정과 의리를 배웠죠. 남자들끼리 몸을 부대끼며 운동하고, 또 같이 샤워하면서 더욱 친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너무 좋은 사람들이에요. 그런 점에서는 아쉽죠."
이지훈은 지금 또 다른 도약을 준비 중이다. ‘여자’와 사랑보다는 ‘연기’와 사랑에 빠지고자 한다는 이지훈.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이렇게 말했다. "사랑을 통해 얻는 연기적 지식보다 대본을 통해 얻는 연기력이 우선인 것 같아요. 지켜봐 주세요. 진짜 '대세'가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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