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건호 국민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신충식 농협은행장, 윤용로 외환은행장. |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식판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행장은 점심 약속이 없는 날이면 본점 14층 구내 식당을 찾는다. 직원들과 똑같이 식권을 들고 줄을 서 배식받아 같은 자리에 앉아 식사한다.
처음 구내식당에서 이 행장을 보고 깜짝 놀라던 직원들도 이제는 익숙한 풍경이 됐다는 후문이다.
이 행장은 영업점도 살뜰이 챙기고 있다. 8월 초 첫 출근을 한 이후 14곳의 영업점을 방문했다. 특히 젊은 여직원들이 좋아하는 프랑스 전통과자인 마카롱을 사들고 간다.
국민은행의 한 직원은 “사실 처음에는 노조의 반발 및 외부 출신이라는 인식 때문에 거리감을 느꼈지만, 지금은 그의 방문을 되레 기대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경영진들과 함께 영업점을 직접 찾아가 직원들과 소통하는 ‘행복한 아침 밥상(賞)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현장 방문을 통해 영업점 창구에서 직접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오는 12월까지 각자 매월 1개 영업점을 방문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경영진을 만난 직원들이 임원들의 경험담과 더불어 고객중심 마인드와 서비스의 중요성을 들으며 사기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신충식 농협은행장은 2013년 사업 마무리 100일을 앞둔 지난달 23일 전국 농협은행 영업점 1185곳에 치킨을 돌렸다. 경기침체로 올해 상반기 목표했던 성과를 이루지 못해 침체돼 있는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이번 깜짝 이벤트를 마련했다는 것이 농협은행 측의 설명이다.
신 행장은 친서를 통해 “올 상반기에는 임직원 여러분의 많은 노력에도 예대마진 축소와 충당금비용 증가 등으로 매우 부진한 경영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7~8월 들어서는 임직원 여러분의 노력이 점차 결실로 나타나고 있고, 대내외 경제여건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임직원이 작은 흙을 모아 큰 산을 이룬다는 적토성산(積土成山)의 마음으로 노력한다면 기대이상의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쪼개 전국의 영업점들을 전화로 챙긴다. 윤 행장이 직접 직원들에게 전화해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한 달 중 절반 가까이 직접 전화를 걸다보니 전화격려가 직원들의 힘을 북돋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장들이 전보다 마음을 열고 직원들과 부대끼는 일이 잦아졌다”며 “연말로 갈수록 그 분위기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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