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모태 동양시멘트까지···동양그룹 해체 수순 빠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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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0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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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사진출처=동양시멘트 홈페이지]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동양그룹이 동양네트웍스와 그룹 모태이자 핵심 계열사인 동양시멘트에 대해서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현재현 회장 등 오너 경영진이 사실상 채권단에 항복문서를 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하루 전 ㈜동양과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레저에 대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을 당시만 해도 동양그룹은 다른 계열사에 비해 낮은 부채비율(196%)로 회생 가능성이 높은 동양시멘트에 대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할 것으로 점쳤으나 1일 이러한 예상을 깨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와 관련, 동양그룹은 법원 관리에 의해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기업회생절차와 기업개선작업 중 어느 것이 더 회사에 유리한지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법원의 관리 아래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이 금융기관 등 채권단과의 협의에 의해 진행하는 것에 비해 빠른 기간 내에 회사를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동양그룹으로서는 다양한 금융기관이 모인 채권단과 협의과정을 거치느라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법원의 통제에 따라 빨리 갱생 또는 청산을 결정받는 게 나을 것으로 여긴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동양측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5개 기업 모두 회생 가능성을 높게 봤다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동양시멘트 관계자도 이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유에 대해 "보유 자산의 신속한 매각 등을 통한 투자자 보호와 기업의 조속한 안정에 가장 적합한 방안을 고민한 끝에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동양네트웍스 또한 동양그룹 전체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고 전했다.

계열사의 생존 여부에 관계없이 현 회장 등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유지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이미 동양그룹 내에서도 현 회장이 경영권에 대한 미련을 버린 것으로 알려진 데다가, 최근 들어 법원이나 채권단 모두 회생절차를 시작한 기업에 대해 기존 경영인의 경영권 유지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 때문이다.

특히 각 계열사를 살리려면 계열사간 얽혀 있는 지배구조를 깨야 하는데, 현 회장이 자리를 유지한다면 이 작업이 쉽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오너 일가의 경영권 배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동양그룹은 시멘트를 주축으로 현 회장→동양레저→㈜동양→동양인터내셔널→동양시멘트→동양파워 순으로 이어지는 제조업 부문을 한 축으로 하고 있고, 현 회장→동양레저→동양증권 등으로 연결되는 금융부문의 다른 한 축으로 지배구조가 이뤄져 있다.

현 회장의 아들 승담씨의 후계구도상 핵심 기업인 동양네트웍스의 생존 여부도 불투명하다. 승담씨가 지난 6월 대표이사를 맡게 된 동양네트웍스는 그룹 계열사 물량을 바탕으로 사세를 키워왔는데, 그룹이 해체되면 현재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생존으로 가닥이 잡힌다고 해도 오너 일가의 책임 분담 차원에서 감자 등을 통해 지분율을 대폭 낮추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여, 그룹 울타리에서 남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지 않은 나머지 비금융 계열사의 처리 여부도 관건이다. 동양그룹은 이들 계열사에 대해 독자생존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향후 타 회사로의 매각 또는 그룹에서의 분리 등 다양한 방법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1957년 설립 이후 시멘트와 제과(현 오리온그룹)를 주축으로 한때 재계 순위 5위까지 올랐던 동양그룹의 생명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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