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거래소, 논란 속에 이사장 취임…어깨 무거워진 신임 수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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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0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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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서근우 신보 이사장 1일 취임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왼쪽),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아주경제 김부원·김지나 기자=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금융공기업의 두 신임 기관장이 이사장으로서 첫 발을 들여놓는 길이 순탄치 않았다. 관치 및 낙하산 인사 논란 속에서도 차기 이사장에 최종 낙점됐지만, 노동조합의 강한 반발을 피할 수 없었다.

더욱이 신보와 거래소 모두 차기 이사장 선임이 지체돼 업무 공백이 큰 상태였기 때문에 두 기관장의 어깨는 더 무거울 수밖에 없다.

1일 오후 4시 서 이사장의 취임식이 신보 본사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본사를 찾은 이사장은 노조의 저지투쟁에 막혀 발길을 돌려야 했고, 끝내 취임식은 열지 못했다.

서 이사장은 공모가 시작되기 전부터 내정자라는 소문에 휩싸였다. 신보 노조는 '공정절차 무시하는 낙하산은 물러가라' '법과 원칙 무시하는 관치금융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서 이사장의 건물 진입을 막았다.

이봉희 노조위원장은 "서씨는 금융연구원에 근무할 때 쓴 논문에서 공적기관의 보증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이런 사람이 신보 이사장으로 취임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최 이사장은 부산 거래소 본사에서 예정대로 이날 오전 10시 취임식을 치렀다. 하지만 같은 시간 서울 거래소 1층 로비에서는 노조가 최 이사장 취임에 반대하는 천막농성을 벌였다.

노조는 이사장 공모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과 거래소 수장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노조는 "공정한 공모절차가 무시된 채 청와대와 금융위원회가 사전에 내정해 뽑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기관장 모두 불명예스러운 평가를 등에 업고 이사장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두 기관 모두 차기 이사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업무 공백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거래소의 경우 일찌감치 이사장 공모가 진행됐지만, 금융권에서 관치금융 논란이 불거지자 공모가 전면 취소됐다. 그 후 공모가 새롭게 진행됐고 최 이사장을 선임하는 데까지 무려 3개월가량이 걸렸다.

그 사이 거래소에선 전산사고가 일어나면서 증권가가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수장 없는 거래소의 근무기강이 나태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쏟아졌다.

신보의 경우 안택수 전 이사장이 7월 17일로 임기가 끝났지만, 차기 이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업무를 계속 수행한 덕분에 업무 공백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창조금융과 관련한 새로운 업무를 더욱 공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신임 이사장이 빨리 선임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한편 최 이사장은 경북 성주 출신으로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중부지방국세청장, 조달청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도 참여한 바 있다.

서 이사장은 광주에서 태어나 인성고, 서울대 사회교육과를 졸업하고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한국금융연구원 기획협력실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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