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해진 살림살이에 서민들 "의료비 마저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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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0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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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경기침체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서민들이 의료비마저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의료·보건비 지출 전망지수는 107로 전월보다 4단계 하락했다. 수치로는 2009년 3월 106 이후 4년 7개월만에 최저치다.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종합적인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치로 둔다. 개별 지수가 기준치보다 높으면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 상황이 긍정적이라는 의미다. 소비지출전망 지수는 소비자심리지수 구성항목 가운데 하나로,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의 전망치를 나타낸다.

9월 의료·보건비 지출 전망은 같은 기간 주거비와 의류비, 외식비, 여행비, 교육비, 문화비 및 통신비 등 전체 지출전망 항목 가운데서도 하락폭이 가장 컸다.

연령대별로는 40세 미만이 전월보다 2포인트 오른 113으로 유일하게 상승한 반면 40세 이상 50세 미만은 104, 50세 이상 60세 미만은 105로 각각 전월보다 4포인트와 3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하락폭이 커졌다. 60세 이상 70세 미만은 106으로 전월대비 7포인트 하락했으며 70세 이상은 107로 10포인트나 떨어졌다.

소득수준별로도 저소득일수록 지출전망 지수가 하락했다.

전체 소득 구간 중 100만원 미만 계층의 9월 의료비 지출전망은 102로 무려 11포인트 내려앉았다. 100만원 이상에서 200만원 미만은 107, 2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은 106으로 각각 3포인트와 2포인트씩 빠졌으며 30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은 110으로 전월과 변동이 없었다.

상대적으로 고소득 계층인 400만원 이상 500만원 미만, 500만원 이상도 108과 106으로 각각 5포인트씩 하락했다.

결과적으로 소득이 낮고 나이가 많을수록 의료비 지출을 줄이겠다는 소비자가 많다는 뜻이다. 의료비의 대부분이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이는 저소득 고령층이 체감하는 의료 비용 부담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메디 푸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난 상태다.

지난 2분기 가계의 의료 보건 부문의 명목 소비지출액은 총 11조35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 상승했다. 지난 2002년 2분기 4조4000억원을 기록하던 지출액이 10년새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 기간 가구당 월평균 보건비 지출액은 15만7400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8% 감소했다.

조용운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의료비 지출을 줄인다는 것은 그만큼 살림살이가 빠듯해져서 의료서비스를 받지않고 감내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라며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환자부담금이 젊은 층에 비해 3배 이상 높아 비용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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