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찬성 vs. 반대 논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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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0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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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경련·중기중앙회 2일 공청회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골자로 한 정부의 전기요금 체제 개편 움직임과 관련 전문가들도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치열한 격론을 벌였다.

2일 새누리당 에너지특별위원장인 나성린 의원 주최 및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 주관으로 여의도 국민일보 1층 코스모홀에서 열린 ‘전기요금 개편, 어떻게 할 것인가?’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은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은 신중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감했지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극명한 시각차를 보였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현재 전력난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1990년대말 연료현대화 사업‘을 통한 유류세의 대폭인상과 2002년 전력산업 개편으로 유류소비는 줄고 전기 소비는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다”며, “특히 지난 2년간 전기요금 인상 시 가정용은 7% 수준에 그친 반면 산업용은 25% 이상 인상돼 우리 사회내 갈등이 심화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산업용과 가정용 모두 전력소비 절약과 효율화에 힘써야 하지만, 전력소비가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산업용에만 경도된 전기요금 인상은 산업경쟁력 약화와 물가상승 부담을 초래하는 만큼 전기요금 개편은 신중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력수급의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해 전기요금 인상은 유류세 인하와 함께 시행돼야 하고, 에너지 전담부서의 신설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산업용 전기요금을 더욱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준희 가천대 교수는 “잘못된 가격으로 인해 ‘전력’이라는 재화가 경제부문간에 균형있게 배분되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부문에 대한 과도한 전기요금 할인으로 우리나라 전력의 대부분을 산업 및 상업 부문에서 소비하고 있고 주택용은 상대적으로 소비량이 적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산업용·상업용 등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상위 2%에 대해 전기요금을 연 10%씩 향후 5년간 누적 60% 인상하고 현행 3.7% 수준인 전력기반기금을 31%로 확대하는 반면, 주택용 전기요금은 평균 13% 할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의 비용이 과다해지기보다는 전력 감축을 위한 혁신제품 발굴로 오히려 매출이 증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진 패널에서도 찬반 논쟁은 이어졌다.

신지윤 KTB 투자증권 이사는 “한국전력이 올해까지 6년 연속 적자가 예상되며, 그동안 차입금은 약 40조원이 증가하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요금인상 등을 통한 전력 피크수요 관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2009~2012년 3년간 주택용 전기요금의 인상률은 11.2%에 불과한 반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률은 이미 30.4%에 달하는 상황에서 산업용 위주의 전기요금 인상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전의 작년 4월 자체 산정 회수율 및 추후 요금인상폭 감안시, 현재 부문별 원가회수율은 산업용이 90%대 후반, 주택용이 90% 이하로 추정되는 상황이므로 전력과소비 억제를 위해서는 산업용보다는 주택용 요금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기철 철강협회 상무도 산업용 전기요금의 인상은 경기회복이 뚜렷이 나타날 때까지 유보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정 상무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논의에 앞서 제3자에 의한 객관적이고 투명한 원가 검증이 선행될 수 있도록 가칭 원가검증위원회를 설치하고 요금 인상시에는 용도별 원가회수율을 명백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은 높은 원가회수율로 인해 연간 1조원 정도를 주택용 등 타용도에 보조하고 있다”며, “주택용 대비 산업용 전기요금은 우리나라는 75%로 일본 70%, 미국 56%, 독일 44%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기업들의 에너지 효율성 제고 노력으로 철강·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제조업의 에너지효율성도 일본, 미국보다 높은 수준인 만큼 기업들이 전기를 낭비하고 있다는 인식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산업용 전기요금의 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은“ 전력 수급정책 측면에서 국내 전기요금은 더 이상 정치적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석 위원은 “지난 10여년간 원전, 석탄 등 기저발전설비는 지연없이 계획대로 건설되어 왔으나 저가요금정책과 전기다소비업종의 신규 및 증설투자로 인해 전력수급격차는 더욱 심화됐다”며, “산업계가 요금동결 주장보다는 원료비 절감에 노력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철강업계는 구조적으로 과도한 전기로의 생산의존도를 하향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나 의원은 공청회 시작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이번 공청회의 취지는 시민단체, 산업계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보다 합리적인 전기요금 개편 방안을 모색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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