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손학규 차출론’은 사실상 무산됐으며, 이에 따라 새누리당 후보인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맞대결도 불발됐다.
손 고문은 이날 오전 11시께 김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김 대표가 당의 총의를 모아 두 번이나 전달해주는 수고를 해준데 대해 감사하고 송구스럽다”면서 “밤새 뜬눈으로 고민한 결과, 역시 대선 패배로 정권을 내준 죄인으로서 지금이 나설 계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재확인하게 됐다”고 전했다고 김영철 동아시아미래재단 대표이사가 전했다.
손 고문의 비서실장인 김 대표이사에 따르면 “이게(불출마) 내 확고한 최종 입장”이라고 여러 번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지역위원장이 계시니 (당이) 원칙과 정도에 따라 공천하면 해당 후보에 대해 적극 돕겠다”고 지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초선 의원 35명도 이날 오전 손 고문의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나 손 고문의 뜻을 꺾지는 못했다.
앞서 손 고문은 지난 4일 김 대표와의 심야 회동에서 출마 요청을 고사했으나 6일 김 대표와의 재회동에서 거듭된 출마 요청을 받고 “시간을 갖고 국민의 뜻을 들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손 고문의 불출마 배경에는 지난 2011년 4·27 분당 재보선에서 당선된 후 1년 만에 19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에서 다시 화성갑 재보선에 출마할 경우 여당과 해당 주민들로부터 ‘철새 정치인’이란 비난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인 당선 가능성과도 연결된다. 화성갑은 18대(김성회)와 19대(고희선) 총선에서 연이어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던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분류돼 왔다.
현재는 도(시)농(촌) 복합 지역으로 탈바꿈했다고는 하지만 8년에 걸쳐 다져진 새누리당 지역조직을 한달 만에 만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출마를 결심한 오일룡 현 화성갑 지역위원장의 존재도 부담이다. 정세균계로 꼽히는 오 위원장은 이날 공심위 회의에 앞서 당대표실 관계자에게 “공천 가지고 장난하지 말라. 대표에게 꼭 전하라”라며 불만 섞인 항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오 위원장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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