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9월 양산을 시작한 스마트폰용 플렉서블 AMOLED 디스플레이 패널 |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용 플렉서블(휘는) 디스플레이 양산 시점을 놓고 또 다시 ‘최초’ 타이틀 다툼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소모적이고 과열된 경쟁은 지양하고 기술 및 품질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용 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 패널 양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용 OLED 패널로는 최대 크기인 6인치로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 기판이 적용됐다. 이 제품은 플라스틱 재질의 박막트랜디스터(TFT)와 필름 형태의 봉지기술을 활용해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고 외부 충격에도 강하다.
곡면의 휘어진 정도를 의미하는 곡률 반경은 700mm이며 두께는 0.44mm, 무게는 7.2g이다.
여상덕 LG디스플레이 부사장은 “대형은 물론 소형 플렉서블 OLED에서도 한 발 앞선 기술력이 입증됐다”며 “내년에는 성능과 디자인이 한층 강화된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디스플레이가 발끈하고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미 9월부터 비슷한 제품을 양산하고 있는 만큼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아몰레드(AMOLED) 패널은 두께 0.12mm, 무게 5.2g으로 LG디스플레이 제품보다 더 얇고 더 가볍다. 화면 크기는 5.7인치이며 풀HD급 해상도를 갖췄다. 곡률 반경도 400mm로 LG디스플레이의 패널보다 더 많이 휘어진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공급 계약을 맺고 9월부터 플렉서블 아몰레드 패널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LG전자에서 세계 최초라고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해상도와 두께, 무게 등 전반적인 사양도 훨씬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어느 업체에 제품을 공급할 지 밝히지도 않고 양산에 돌입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LG전자 등의 세트업체와 공급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양산에 돌입한 것”이라며 “향후 시장 수요를 감안해 공급 계약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발표 시점을 놓고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LG디스플레이가 이날 오후 4시경 보도자료를 내자 삼성디스플레이도 2시간 가량이 지난 오후 6시경 서둘러 자료를 발표하며 맞불을 놨다.
삼성전자가 이번주 중 플렉서블 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 공개를 예고한 가운데 이에 앞서 디스플레이 업체 간의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발표된 성능만 놓고 보면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이 앞서는 것 같지만 양측의 제품이 실제로 공개돼야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것은 좋지만 서로를 지나치게 의식할 경우 소모적인 분쟁으로 비쳐질 수 있는 만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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