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마흔살, SK하이닉스 서른살…“생일은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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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1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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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이혜림 기자= 주력산업인 반도체와 조선의 선도기업 SK하이닉스와 대우조선해양이 각각 10일, 11일 창립 30주년 및 40년을 맞는다.

하룻밤 사이에 태어나고 사라짐이 반복되는 험난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제조업을 기반으로 수십년 동안 세계 최고 수준의 지위를 유지해 나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두 회사는 모 그룹 해체 이후 공적자금 투입으로 살아났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983년 설립된 현대전자를 모태로 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3남 고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장이 설립을 주도했다. 현대그룹의 전자산업 진출을 역설하며 경기도 이천에 대규모 부지를 마련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등 전자·IT 부문 전 분야를 다루며 단기간 내에 삼성전자, LG전자와 각축을 벌일 정도로 사세를 키웠다. 특히 D램은 선도업체에 대한 기술 의존 대신 자체 개발을 통해 힘을 키웠고, 고 김대중 정부시절인 1999년 LG반도체와 합병을 통해 한 때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1위 D램 업체로 올라서기도 했다.

빅딜 직후 현대그룹이 해체되면서 독립한 현대전자는 하이닉스 반도체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곧이어 닥친 D램 시장 불황과 수조원에 달하는 인수 대금 부담이 겹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공적자금 지원 대상이 됐다. 이를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한국 정부가 기업에 직접적인 지원을 한 것은 세계무역기구(WTO) 조항에 위반한다며 통상 분쟁을 일으켰다. 8년여 가까운 지루한 싸움 후 하이닉스 분쟁은 한국의 승리로 판결 받았는 데, 이는 한국이 선진국과의 WTO 분쟁에서 승리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디스플레이와 휴대전화 등의 부속 사업을 모두 매각하고 반도체 전문기업으로 전환한 하이닉스는 2011년 SK그룹에 인수돼 ‘세계 최고의 종합반도체 업체’로의 도약을 진행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대한조선공사가 정부의 중화학공업 정책에 부흥해 건설을 추진했던 옥포조선소가 1973년 10월 11일 착공식을 가진 뒤 제1차 석유파동으로 공사가 지지부진하자 정부가 김우중 당시 대우그룹 회장에게 인수를 요청해 탄생했다. 최초 제안을 김 회장은 거부했지만 정부는 그의 뜻과는 관계없이 인수 결정을 발표함으로써 1978년 10월 28일 회사의 전신인 대우조선공업이 출범했다.

이후 종합중공업 기업을 표방하는 대우중공업으로 전환한 뒤 회사는 대우그룹의 간판기업으로자리매김하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과 함께 일본을 제치고 한국이 조선 세계 1위 국가로 등극하고 현재까지 지위를 유지하는 데 있어 큰 기여를 했다.

한국 조선업이 급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EU 지역 조선소들이 불황을 겪자 이들 또한 한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들며 WTO에 제소를 했다. 이 분쟁 역시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대우그룹 해체 후 대우중공업은 사업부문별로 쪼개졌고, 이 때 독립한 대우조선해양은 그룹 부채를 떠앉고 채권단 관리 하에 들어갔다. 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졸업한 2001년 이후 독립경영체제를 지속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상선에 이어 해양플랜트, 특수선, 신재생 에너지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세계 3대 조선사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두 회사는 하지만 창립기념일은 휴무만 하고 특별한 행사 없이 조용히 넘어가기로 했다. 경제 상황이 워낙 안좋아 외부의 시선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재와 더불어 지난달 중국 우시 공장 화재 등의 여파를 고려하면 기념 행사를 여는 게 무리라고 판단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대 현안인 새주인 맞이를 위해 대주주가 지분 매각을 추진중이지만 인수에 나서려는 이가 없어 고민이다. 제대로 된 생일잔치상은 새주인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 차리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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