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가 10일 발표한 '청소년 정직지수와 윤리의식' 결과에 따르면 '10억원이 생긴다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감옥에 들어가도 괜찮다'는 항목에 대해 고등학생 47%가 '괜찮다'는 의견을 보였다. 초등학생은 16%, 중학생은 33%가 이같이 답했다. 이는 지난해 초등학생 12%, 중학생 28%, 고등학생 44%보다 더 높아진 것이다.
청소년들은 잘못에 대해 타인이 보고 있거나 자신에게 직접적인 처벌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에 대해서는 정직도가 높았으나, 타인이 못 보거나 자신에 대한 처벌이 없을 가능성이 있는 잘못에 대해서는 큰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았다.
예를 들어 '시험 보면서 커닝한다'는 초등학생 96%, 중학생 93%, 고등학생 92%가 '안 된다'고 답했으나 비슷한 항목인 '친구의 숙제를 베껴서 낸다'에 대해서는 초등학생 30%, 중학생 69%, 고등학생 78%가 '괜찮다'고 답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들의 정직지수도 떨어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청소년 전체 정직지수는 74점이었으나 학년별로 나눴을 경우 초등학생 84점, 중학생 72점, 고등학생 68점이었다.
'인터넷에서 영화·음악파일을 불법으로 다운로드 한다'에는 초등학생 20%, 중학생 58%, 고등학생 69%, '숙제를 하면서 인터넷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베낀다'에선 각각 47%, 56%, 64%가 '그렇다'고 답해 이 같은 결과를 뒷받침했다.
센터 관계자는 "학력이 높아질수록 그리고 사회생활에 많이 노출될수록 청소년의 정직지수가 낮아지는 것은 우리 사회의 투명시스템과 투명가치가 아직 미약하고 개선돼야 한다는 점을 여전히 입증하고 있다"면서 "특히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의 정직성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입시위주의 교육방식으로 인해 청소년들의 도덕의식이 황폐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센터가 최근 전국 2만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유효 응답자 1만172명(초등학생 3086명, 중학생 3520명, 고등학생 3566명)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로 신뢰수준은 95%, 오차범위는 ±1.0%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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