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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친환경으로 옷 갈아 입은 시멘트… 생산원가 절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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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1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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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성신양회 단양공장, 원가절감과 친환경 경영으로 돌파구 모색

성신양회 단양공장 전경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시멘트 업계가 환경오염 유발 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친환경 사업이라는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환경을 핵심 요소로 인식하고 친환경적 생산시스템 구축에 노력하고 있는 것. 이미 기술 수준에서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가운데 시멘트 업계는 여기에 에너지 효율 개선과 온실가스 감축에 힘쓰며 지속적인 혁신경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셈이다.

지난달 27일 서울에서 2시간여 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국내 굴지의 시멘트 공장 중 하나인 성신양회 단양공장도 그러했다. 연간 1000만 톤 이상의 시멘트 생산능력을 갖춘 성신양회㈜ 단양공장은 단일공장 규모로 시멘트 기준 업계 2위권의 대형 플랜트다.

특히 이 공장의 6호 킬른(석회석을 굽는 가마로서 시멘트 제조 공정의 핵심 설비)은 클링커 기준 일간 9100톤을 생산할 수 있어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시멘트 공장이라고 하면 으레 엄청난 소음과 먼지 그리고 오래된 설비 등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단양공장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면 이러한 선입견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공장 내부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대화에 무리가 없을 만큼 소음도 거슬리지 않는다. 전병각 공장장은 시멘트 공장이 부단히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공정자동화가 이미 완료되었고 설비는 완전히 밀폐되어 있습니다. 고성능 집진기가 24시간 가동되고 있어 비산 먼지도 거의 없습니다. 더구나 장기간 TPM 활동을 지속해왔기 때문에 정비와 청소가 직원들의 몸에 배어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성신양회 단양공장의 6호 킬른

특히 주목할 점은 단양공장의 친환경 공정이다. 핵심 설비인 킬른이 1500℃에 이르는 고온으로 가동된다는 점을 활용하여 원료 및 연료 투입시설에 리사이클링(Recycling) 공정을 도입함으로써 화석연료 사용을 크게 줄이는 동시에 생산원가도 절감하고 있다.

전력 사용의 측면에서도 혁신성이 돋보인다. 지난해 완공한 폐열발전 설비를 통해 시간당 28MW의 전기를 자체 생산, 연간 8만CO2환산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있으며 공정 운영도 전력 사용 피크 타임을 피해 야간 생산을 최대화 하는 방식으로 개선하였다.

하지만 시멘트 업계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넘어서야 할 과제는 아직도 수없이 많다.

리사이클링 공정만 하더라도 국내 업계는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떨어져 있다. 유럽이나 일본의 경우 시멘트 공장이 친환경 설비 분야로 인정되어 국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재활용’에 대한 일반 대중의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발전 속도가 더디다. 정부도 민원에 밀려 뚜렷한 지원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업계는 리사이클링 공정을 통해 지난해 약 190만CO2 환산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였고 약 810억원에 이르는 유연탄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시멘트 업계를 위협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사실상 구조적인 문제여서 개별 업체가 대처하기는 쉽지 않다. 수요감소가 근본적 원인이기 때문이다. 국내 시멘트 산업은 질적으로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을 뿐 아니라 양적으로도 생산능력 세계 9위, 수출 규모 세계 7위라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어 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수요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현재는 연간 생산능력 6200만 톤의 70% 수준인 4400만톤까지 위축된 상태다. 장기적으로 주택 건설 감소가 예상되고 정부의 SOC투자도 눈에 띄게 축소되고 있다는 점은 시멘트 수요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원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우선 지난 1일자로 시멘트의 철도 화물운송 요금이 8% 인상됐다. 시멘트의 철도 운송 비중은 약 40%에 달하며 성신양회 등 내륙권 시멘트업체 4개사로만 한정하면 그 비중은 65%까지 치솟는다. 철도 화물운임 인상으로 업체마다 수십억 원씩의 추가 부담을 지게 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시멘트 제조 연료의 85%를 차지하는 유연탄에 있다. 유연탄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시세 급등에 대응할 수가 없다. 세계경제 회복으로 가격이 오르면 원가부담도 그만큼 정비례하는 것이다. 유연탄 값은 2003년 톤당 26.1달러에서 지난해엔 96.2달러까지 올랐다.

최근 정부까지 전력난 해소를 위해 유연탄에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시멘트 업계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유연탄 1㎏당 30원 안팎의 세금 부과 방안이 유력한데, 이 경우 추가 부담액은 연간 1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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