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2013 대구세계에너지총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
에너지 고갈로 인한 에너지 안보 문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배출량 감축, 13억 에너지 빈곤층의 에너지 수급 문제 등 서로 상충되는 이슈들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하지만 생산국과 소비국, 개도국과 선진국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에너지 해법을 모색하는 국제적 논의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며, 불확실한 세계 경제는 이러한 논의마저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에너지는 사회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며, 이는 곧 에너지 이슈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류 발전을 위한 어젠다의 중심에 놓여야 한다는 의미다. 이같이 중요한 에너지 이슈가 다시 한 번 글로벌 의제의 핵심으로 부각될 기회가 왔다.
13일부터 17일까지 닷새간 우리나라 대구에서 '내일의 에너지를 위한 오늘의 행동'이라는 주제로 제22차 세계에너지총회(WEC)가 개최된다. 전 세계 120여개국에서 각국 정부의 장관급 인사를 포함한 글로벌 기업의 수장, 학계와 기술계의 내로라하는 약 5000명의 에너지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에너지 이슈의 로드맵을 제시할 역사적인 자리가 한국의 녹색성장 도시 대구에 마련된 것이다.
총회가 열리는 대구 EXCO는 세계적으로도 선도적인 그린 컨벤션 센터로, 단일 건물로서는 가장 큰 규모인 122개의 태양광패널로 이루어져 있고, 27 RT의 지열 냉난방 시스템과 204㎡ 태양열 온수시스템을 갖춘 222㎾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대구시는 런던, 파리, 베를린, 워싱턴, 로마, 몬트리올 등 선진 도시에서 주로 열렸던 총회를 개최함으로써 대구의 글로벌 브랜드를 현격히 끌어올리고 세계에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2013 대구 WEC는 인류가 직면한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빈곤문제, 환경 영향 이슈 등 에너지 삼중고로 정의되는 글로벌 이슈의 해결방안과 에너지 전망에 대한 윤곽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화석연료, 원자력 에너지, 신재생에너지까지 전 에너지 분야를 아우르는 밀도 높은 논의를 이끌어내 정치·경제·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주최국으로서 세계에너지총회라는 권위 있는 행사를 잘 치러내는 것뿐 아니라 이를 기회로 활용, 한 발 더 나아가 주요 어젠다를 구성하고 에너지 전환 시기에 국제적 논의사항들을 주도하여 국제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이다. 아울러 기업들은 세계 굴지 주요 기업들과의 네트워크 관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공동투자나 제휴 등 귀중한 비즈니스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번 대구 WEC는 국제사회에서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위치와 주요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관계를 고려했을 때, 이상적인 총회 개최지로 평가받았다. 특히 한국은 최근 급성장한 에너지산업의 발전과 경험을 공유하고, 에너지 불균형을 겪고 있는 선진국과 아시아 개발도상국 간 교량 역할을 수행하여 글로벌 에너지 허브 국가로서의 위상을 구축하는 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에너지 시장의 흐름과 향후 나아갈 방향은 물론 우리나라의 장기적인 에너지 정책 수립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우리 기업과 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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