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동양그룹 부도위기로 최근 동양증권 주가가 급락하자 동양증권 주식을 담보로 계열사에 돈을 빌려줬던 금융사들이 담보주식을 팔아치웠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동양증권 최대주주 동양인터내셔널과 2대주주 동양레저가 보유하고 있는 동양증권 보유지분이 7%포인트 가까이 줄었다.
금융회사들의 반대매매 탓이다. 반대매매란 금융회사가 담보로 잡고 있는 주식이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떨어지자 담보로 잡은 주식을 매도하는 것을 뜻한다.
지난 2일 동양레저가 보유하고 있는 동양증권 지분은 19%에서 15%로 4%포인트 줄었다.
이틀 후인 지난 4일에는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는 동양증권 지분이 15%에서 12%로 3%포인트 줄었다.
동양증권 주가는 6월 초 4000원대에서 현재 2000원대로 반토막이 났다.
동양증권 주가 급락으로 9월 말 기준 동양레저가 담보로 잡힌 동양증권 주식 담보가치는 각 계약 체결일 주가 기준 총 340억원에서 현재 220억원으로 35% 떨어졌다.
동양인터내셔널 역시 담보가치가 359억원에서 242억원으로 33% 줄었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금융사가 기업 계열사의 담보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며 "이번 반대매매는 주가 하락에 따른 것이 아니라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의 법정관리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양인터내셔널이 지난달 30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더 이상 동양증권의 지분에 대한 반대매매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은 현재 법정관리를 신청해 법원에서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 명령이 내려진 상황이다. 이 경우 두 회사는 법원의 허가 없이 재산을 처분할 수 없고, 채무를 변제할 수도 없다.
현재 동양증권 지분은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등이 총 26%를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금융회사에 주식담보로 묶여 있다.
특히 현 회장과 이혜경 부회장 부부를 비롯해 오너 일가인 현정담·승담·경담·행담씨가 보유하고 있는 동양증권 주식 전량이 담보로 잡혀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