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구조조정을 주도한 실세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나는 깃털도 안된다. 나와 그룹이 대치한 상황처럼 비치는 때에 동양시멘트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개입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비자금을 관리할 능력도 위치도 못 된다”고 강력히 부인하고 오히려 “모든 정책을 만들고 운영한 분들이 보이지 않는 손이거나 구조조정의 실세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15일 동양네트웍스 홈페이지에 올린 ‘투자자, 협력사, 그리고 임직원 여러분’이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통해 “동양네트웍스와 저는 그룹의 모든 재무적 구조조정에 일체 개입한 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글을 통해 김 대표는 계열사 자산 매각에 관여한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하지만 이는 그룹의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일이었으며, “핵심사업을 발굴할 힘을 기르고 가까운 미래에 근본적인 사업구조조정을 견인할 회사를 만들고자 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부도 위기에 직면한 ㈜동양 측의 요구로 이관희 이사장으로부터 대여받은 오리온 주식을 유동화한 1500억원으로 동양레저, ㈜동양 등의 자산을 인수했다. 애초에 기업어음(CP)을 사달라고 요구했으나 위험을 감수할 수 없어 자산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동양레저 소유의 웨스트파인 골프장을 인수하고 3∼4개월 후 재매각 요청이 있었으나 거부했다”며, “동양매직 매각에는 600억원을 참여키로 하고 3년 후 상장을 전제로 콜옵션을 요구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부터 동양TS, 동양온라인, 각종 부동산, 계열사 주식 등을 ㈜동양과 동양레저에서 사들인 것도 사실이나 주요 자산을 사 모은 것이 아니라 돈이 필요한 계열사에 지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그룹이 2011년 하반기 CP와 부채로 연말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동양캐피탈에 매출 500억원을 옮겨달라는 요청을 받고서 아예 동양인터내셔널로 사명을 바꾸고 수출입업무 중심으로 변경해 새 사업을 시작할 것을 제안했고 이를 통해 해를 넘겼다고 덧붙였다.
그룹 구조조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 대표는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10여년전부터 기형적인 지배구조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무리한 대출, 그리고 빠르게 변하는 금융제도에 따른 부적응 등 구조조정의 시행착오 때문”이라며 “지난 10년간의 지루한 구조조정이 엄청난 시행착오와 함께 모두 실패했으며 합병, 분리를 번복하며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위기를 타개할 명확한 핵심 사업이나 신사업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고, 결국 구조조정의 목적이 그저 이자라도 밀리지 않고 내는 것에 있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그 시절부터의 모든 매각작업이 순조롭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 은행들은 도와주지 않아 CP와 회사채로 수명을 연장 시킨 것이다. 금융권 부채가 경미한 상태에서 아쉬운 소리, 협박이라도 해볼 은행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모든 정책을 만들고 운영한 분들이 아마 보이지 않는 손이거나 구조조정의 실세들일 것”이라며 “동양생명을 매각하거나 동양시멘트를 우회상장하고 다시 물적 분할하거나 그룹의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말 그대로 동양그룹의 구조조정업무에 저 같은 그저 장사꾼이 절대로 개입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동양시멘트 기업회생절차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 “그룹이나 이사회가 제 말을 듣고 그 많은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게 상식적이지 않다”며, “현재현 회장은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전까지도 모 그룹 회장들과 만나 자금 유치 협상을 벌였다. 동양시멘트 문제는 사전에 기획되지 않았음을 명확히 밝히고, 이미 지나온 일에 대한 책임은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저는 이번 법정관리 신청에 이르게 한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싶어도, 이미 사임의사를 표시한 현승담 대표가 부재한 상황에서 DIP 제도에 의해 자연스레 법정 관리인으로 추천 받았다”며, “이사회를 열어 다른 대표이사를 선임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법정 관리인 선임 여부와 관계없이 저는 회사를 정상화시키는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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