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성질환자와 관련 치료제 개발에 대한 제약사와 정부의 인식이 확대되면서 이같은 움직임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치료제 시장 규모는 1조3000억원이다. 이미 2007년 단일품목으로는 1조원을 넘어섰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 등 자료에 의하면 고혈압 환자 비율은 2011년 100명 중 30명(30.8%)로 급증한 상태다. 제약사 입장에선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이자 최대 시장이다.
지금까지 국내 업체들은 다국적 제약사들의 물량공세와 품질경쟁력에서 뒤쳐지며 안방을 내준 채 끌려왔다.
화이자의 고혈압 치료제 노바스크의 경우, 특허가 끝나던 해인 2004년에만 국내에서 1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노바스크의 특허 만료 이후 각 업체들의 복제약이 쏟아지며 춘추 전국시대가 도래하는 듯 했지만 그 속에서도 국내 제품들의 자리는 없었다. 2009년 IMS데이터에 따르면 당시 고혈압 치료제(CCB 계열) 매출 현황 상위 10위 안에는 국내사의 제품이 4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장 공략을 위해 제품 개발과 영업라인 확대 등 경쟁력 확보에 힘써왔던 국내업체들은 지난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연간 처방액이 800억원이 넘는 한국다이이찌산쿄의 올메텍의 특효가 만료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제네릭이 쏟아져 나왔고, 노바티스의 엑스포지 제네릭과 개량신약도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엑스포지는 처방약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제품인만큼 복제약 출시를 통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시장지배력과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복제약 출시보다 반가운 소식은 잇따른 개량신약 개발과 수출 확대다.
업계의 대표적인 개량신약으로 꼽히는 한미약품의 아모잘탄은 올 상반기 326억원의 청구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가량 증가했다.
LG생명과학은 지난달 항고혈압 복합제인‘레바캄정’을 식약처로부터 허가 받았다. 레바캄정은 레르카니디핀을 이용한 첫 복합제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국약품은 지난 1일 S-암로디핀과 발사르탄 성분을 조합해 만든 레보살탄을 출시하며, 기존의 레보텐션과 함께 고혈압치료제 시장의 블록버스터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보령제약은 멕시코 제약사인 스텐달과 260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고, 고혈압약인‘카나브플러스’를 멕시코 시장에 진출시키는 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다국적 제약사 위주로 돌아가던 고혈압 치료제 시장이 국내업체와 다국적 업체 간 경쟁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며 "국내 제약사들의 경쟁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 점이 시장 상황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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