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된 예산안과 부채한도 증액안은 모두 한시적인 조치다.
예산은 내년 1월 15일까지만 기존 수준에서 집행할 수 있고, 부채한도도 현행 16조6994억2100만 달러에서 증액된 것이 아니라 그 적용을 내년 2월 7일까지 하지 않기로 한 것에 불과하다.
즉 내년 1월 15일과 2월 7일까지 미 의회가 2014회계연도(2013년 10월 1일∼2014년 9월 30일)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부채한도를 올리지 않으면 미국은 또 다시 셧다운과 디폴트 현실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문제는 이때 가서도 예산안 통과와 부채한도 증액이 원만히 이뤄지기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당장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화당 역시 합의안 통과에 찬성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케어 폐지ㆍ축소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16일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초당적으로 마련된 상원 합의안에 대한 투표를 막지 않겠다"며 "하원은 오바마 대통령을 협상에 끌어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웠지만 협상을 막는 것은 전술의 일부가 아니다"라며 상원 합의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본인의 지역구인 오하이오주 지역방송에서 "우리(공화당)는 잘 싸웠지만 당장 이기지는 못했다"며 "오바마케어 폐지 또는 축소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초에 있을 예산안ㆍ부채한도 증액 협상에서 공화당은 이런 것들을 오바마케어 폐지ㆍ축소 등과 연계시킬 것으로 보인다.
위든앤드컴퍼니의 마이클 퍼베스 글로벌투자 책임자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재정위기의 타임 존이 내년 1~2월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예산 전쟁에서) 승자는 없다"며 "우리는 이미 많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이번 사태로 공화당이 오바마 대통령이나 민주당보다 더 많은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고, 오바마케어에 대한 국민들의 호응도 매우 높다는 점에서 공화당이 오바마케어 폐지ㆍ축소만을 고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지난 1일 오바마케어의 핵심인 전국민 건강보험 가입 의무화 작업이 시작됐다.
즉 내년 초는 오바마케어가 상당 부분 정착될 시점이라 이때 가서 오바마케어 폐지ㆍ축소를 추진하면 거센 여론의 역풍을 맞게 될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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