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수화백 "아까운 사람이 일찍 떠났네요" 故장수현관장 1주기 추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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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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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희동 CSP111 아트스페이스‘故장수현, 김흥수 예술의 영원한 동반자’展<br/>장 관장 유작 30여점과 김화백이 그린 부인 초상 4점 전시..12월7일까지

2010년 9월 10일 김흥수화백 초대전 개막후 식당에서 나란히 앉아 이야기하던 생전의 장수현 관장과 김흥수 화백. 김흥수 화백의 대규모 전시가 열렸던 이날, 암투병중이던 장 관장은 김화백의 작품에 대해 지독한 애정을 보이며 김화백 이야기를 했다. 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인명은 재천. 43세나 차이나던 부인이 먼저 갈줄은 몰랐다.

94세의 남편, 구상과 추상을 한 화면에 담은 '하모니즘 창시자' 김흥수 화백은 망연자실했다.

"장수현의 마지막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수가 없었다"는 김화백은 "휠체어에 의지한 몸만 아니면 날마다 산소에 가고 싶다"고 했다.

스승과 제자로 만난 장수현 관장은 지난해 11월 13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74세 김흥수 화백과 31세 장수현이 1992년 부부의 연을 맺자 세간의 화제였다. 김화백의 부부생활은 늘 주목받았다.

장수현관장은 당당하고 예뻤다. 김 화백의 전시때면 한복을 입고 동행하며 '예술적 동지'로 곁에 섰다.

김화백은 90년대 초 인기였다. 프랑스 파리 뤽상부르 미술관, 러시아 에르미타주 미술관과 모스크바 푸슈킨 미술관 등에서 초대전을 열며 세계적인 화가로 입지를 구축했다. 화가가 꿈이었던 장수현관장은 자신의 그림도 포기한채 김 화백의 그림을 지켰다.

1990년대 말부터는 김흥수미술관을 건립해 김화백과 장수현관장은 함께 미술 영재교육에도 힘썼다.

장 관장은 살아있을때 '김 화백을 신 처럼 모셨고' 허투루 전시하지도 않았다. 깎자는 작품값도 절대 내리지 않아 항간에서는 지독하다며 입방아를 찧었다. 암투병중에도 열린 2010년 김흥수화백 마지막 초대전에도 장관장은 심혈을 기울였다. "김 화백은 작품은 우리나라 국보급"이라고 칭송하며 애지중지했다.

인생엔 순서가 없다. 미술계에선 8년전부터 휠체어에 앉은 김 화백의 건강을 우려했는데 젊은 장 관장이 먼저 떠날줄은 몰랐다며 아쉬움을 토했다.

장 관장이 세상을 떠나자 김화백은 물론 평창동 김흥수미술관은 빛을 바랬다. 세상을 떠나기전 1년전까지도 낡은 미술관을 새로 수리하고 미술관을 활성화시키겠다고 욕심을 내던 장 관장이 떠나자 김흥수미술관은 지난 봄 경제적인 이유로 팔려나갔다.


망부석처럼 부인을 그리워하던 김흥수 화백이 장 관장 그림을 세상에 선보인다.

서울 연희동 CSP111 아트스페이스에서 장수현 관장 1주기 추모전이 17일부터 열린다. ‘故장수현, 김흥수 예술의 영원한 동반자’를 타이틀로 장 관장의 유작 30여점을 전시한다.

20여년간 남편에 헌신하느라 1992년 유나화랑에서 함께 부부전을 열었을 뿐 한번도 개인전을 열지 못한 장 관장의 유작전이다. 스승이자 남편에게도 좀처럼 보여주지 않았던 그림이다. 김 화백을 열망했던 장 관장의 그림은 김화백의 작품과 닮았다.

그림을 바라보던 김흥수 화백이 중얼거리듯 말을 했다.

“생전에 우리 장수현 관장이 나한테는 작품을 통 안 보여줘서 이번에 처음 봤는데 걸어놓고 보니 아까운 사람이 너무 일찍 떠났구나 싶네요.”

이 전시에는 김 화백이 목탄으로 그린 ‘장수현 초상’과 부인이 태어나던 해인 1962년에 그린 ‘염원’ 등 부인을 추억하며 고른 4점도 걸렸다.전시는 12월 7일까지. (02)3143-0121.
장수현. 제목 미상, 145x112cm, oil on canvas, 1983~6

김흥수화백이 그린 장수현 초상.145x112cm, 종이에 목탄, 연도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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