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증권사가 투기등급의 계열사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할 수 없게 되면서 관련 회사채와 CP를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4일부터 증권사는 투기등급의 계열사 회사채 및 CP를 개인투자자에게 권유하고 펀드·신탁 등에 편입할 수 없다.
회사채의 투기등급은 신용등급 BB 이하고, CP는 B등급 이하다. 현재 투기등급 계열사 CP를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에는 동양증권과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이 있다.
동양증권은 현재 동양레저 CP(신용등급 B-) 및 동양인터내셔널 CP(B)를 보유하고 있고,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골든브릿지캐피탈 CP(B)를 보유하고 있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는 145억원의 골든브릿지캐피탈 CP를 인수했지만 개인투자자에겐 팔지 않았기 때문에 동양증권이 투기등급 계열사 CP를 개인투자자에게 팔아 손실을 입힌 상황과 다르다.
이와 관련, 노조 측은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측이 애초 골든브릿지캐피탈 CP를 인수한 것은 고객에게 팔기 위한 목적이 아닌 계열사에 자금 지원을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골든브릿지투자증권 관계자는 "동양증권은 투기등급의 계열사 CP라도 재계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동양그룹이란 배경으로 개인투자자에게 CP를 팔 수 있었다"며 "반면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그룹 규모가 큰 것도 아니고 재무구조가 건전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애초에 팔 수 없는 CP였다"고 설명했다.
동부증권의 경우 동부건설·동부제철·동부CNI 등 투기등급 직전의 회사채를 개인투자자에게 팔고 있다.
동부건설 신용등급은 BBB-, 동부제철과 동부CNI 신용등급은 BBB다.
특히 동부제철은 회사채 차환을 위해 정부에 회사채 차환 지원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채 차환 지원이란 정부가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을 돕기 위해 회사채 차환을 지원해 주는 제도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동부제철이 회사채 차환 신청을 하는 것은 시장에 현금 흐름이 좋지 않다는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라며 "단, 신용평가사 입장에선 동부그룹 부실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낮추면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쉽게 등급 조정을 할 순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동양사태를 비롯, 웅진 및 STX 사태 등의 영향으로 BBB등급 회사채 시장에선 관련 회사채 발행 자체가 되지 않고 있다"며 "BBB등급 회사채가 발행된다고 하더라도 유통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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