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수입차들의 ‘꼼수’, ‘타이어공기압저장장치(TPMS)’는 쏙 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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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2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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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미리 형식 승인 받고 출시돼·소비자 안전 무시

TPMS를 장착한 한 국산차의 모습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당연히 TPMS(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가 장착된 것으로 알고 구매했는데, 막상 차량을 받아보니 안 달려 있어 황당했어요. 어쩔 수 없이 수십만원을 주고 애프터마켓용 제품을 장착했죠."

한 수입차 동호회원 이상원씨(38·가명)는 올해 초 평소 꿈꿔왔던 A사의 B차량을 구매했다. 가격이 무려 5000만원에 육박하는 만큼 TPMS가 기본 안전사양으로 포함됐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막상 자신의 차량에는 그 기능이 빠져 있었다. 이씨는 할 수 없이 자동차용품점을 찾아 애프터마켓용 TPMS 제품을 장착했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수입차들이 올해부터 의무화된 안전사양인 TPMS를 장착하지 않고 출시돼 소비자 안전을 무시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올해 출시된 신차라도 국내 형식승인 일자에 따라 TPMS의 장착 여부가 달라 소비자 혼란이 우려된다.

'TPMS(Tire Pressure Monitoring System)'란 타이어 공기압을 적정하게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장치로, 공기압의 변화를 운전자에게 알려 연비를 높이고 타이어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는 장치다.

국내에서는 2013년 1월부터 출시하는 신차(승용차와 3.5t 이하 화물 및 승합차)에 TPMS를 법적으로 모두 장착하게 돼 있으나, 올해 출시된 일부 수입 신차들은 지난해 미리 인증을 마쳐 TPMS를 장착하지 않았다.

올해 출시된 수입 신차 가운데 TPMS를 장착하지 않은 차종은 랜드로버 올뉴 레인지로버, 링컨 MKZ, 볼보 V40, 피아트 500C, 닛산 쥬크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올해 TPMS 미장착 신차를 출시한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회사 사정으로 인한 신차 출시 일정의 변동 등으로 지난해 형식승인을 받고 신차 출시가 미뤄진 것뿐"이라면서 "법규를 피해나가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반면 독일차 브랜드들은 대부분 법적 의무화와 관계없이 소비자 안전을 위해 TPMS를 장착하고 출시했다. BMW와 MINI는 최상위 모델부터 최하위 모델까지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모든 차종에 TPMS는 물론 공기압이 부족해도 한동안 달릴 수 있는 런플랫 타이어를 장착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도 전 차종에 TPMS를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출시된 A-클래스 등 올해 6월 이후 출시된 모든 신차에 TPMS를 장착했으며, 향후 연식 변경 모델을 통해 전 차종에 TPMS를 장착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TPMS 등 안전사양 의무화의 유예기간을 편법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없다"면서 "소비자가 신차 구매 시 기본적인 안전사양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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