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원[사진=이형석 기자] |
‘굿 닥터’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문채원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굿 닥터’를 온전히 함께 공감할 수 있었으니. 문채원은 여전히 박시온(주원)을 사랑하고 있었고, 차윤서를 이해하고 있었다.
이번 인터뷰 기사는 ‘’굿 닥터‘를 통해 성장한 문채원’에 대한 이야기다. 인터뷰 중 오고 간 이야기를 함축하자면 ‘굿 닥터’는 박시온 뿐만 아니라 문채원을 성장케 했다. 모든 대화는 결국 ‘굿 닥터’로 이어졌고, 결론은 “‘굿 닥터’를 통해 제대로 논 문채원! 많이 컸다” 였다.
문채원[사진=이형석 기자] |
“드라마 끝나기 일주일 전일 거예요. 엄마한테 그랬어요. 내가 아직 철이 없는 것도 알고 어린 것도 알지만, 굳이 어른이 되고 싶지는 않다고요. 아이 같은 모습을 남겨두고 싶었죠. 아마 ‘굿 닥터’를 통해 얻은 교훈이 아닐까요?”
‘굿 닥터’는 문채원에게 세탁을 한 기분을 남겼다. 살다 보면 지워 버려야 하는 안 좋은 기억이 있고, 남겨 두어야 하는 좋은 추억이 있는데 ‘굿 닥터’는 문채원의 안 좋은 기억을 깨끗히 지울 수 있는 좋은 도구였다. 종영 후 자신을 빨래한 기분이 들었다니, ‘뽀송뽀송’해진 문채원이 느껴지는가.
‘굿 닥터’는 이미 성장을 했다거나 혹은 어느 정도 위치를 점한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여타의 의학드라마와는 달랐다. 문채원은 자존심과 자긍심으로 똘똘 뭉친 의사들의 이야기가 아닌 성장할 일만 남은 ‘부족한’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굿 닥터’가 마음에 들었단다.
“이번 작품에는 완벽한 사람이 없었어요. 성장한 의사가 아니라 성장할 의사라는 거였죠. 김도한(주상욱)도 완벽해 보이지만 사실 동생의 죽음 때문에 마음이 닫혀있는 가슴 아픈 인물이었거든요. 그런 것들이 마음에 들었어요”
문채원[사진=이형석 기자] |
‘굿 닥터’ 현장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이유를 ‘높은 시청률’ 때문으로 치부해 버리기엔 어딘가 부족하다. 긍정의 신(주원)과 분위기 메이커(주상욱), 거기에 신내바(신이 내린 보디(BODY)의 줄임말, 문채원)이 있으니 ‘굿 닥터’ 현장 분위기는 좋을 수밖에 없었다.
문채원의 말을 빌리자면 ‘굿 닥터’ 현장은 ‘개성 강한 배우들이 총집합’된 현장이었다. “올해는 배우들의 개성이 다 달랐어요. 그 안에서도 공통된 유머 코드가 있었죠. 하하.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는 우리만의 개그가 있어요.”
문채원이 본 주원의 개성 역시 강했다.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히 가지고 있는 주원의 첫인상은 어땠을까. 다른 배우들보다 늦게 합류한 탓에 문채원은 주원보다 박시온을 먼저 만났다. 주원은 이미 박시온이 되어 있었던 것.
“주원씨는 박시온이라는 캐릭터로 먼저 만났어요. 이미 순수함이 묻어있었죠. 그래서 그런지 다른 작품들보다 배우들이 친해지는 시간이 짧았어요. 저보다 한 살 어리지만 그래도 또래잖아요. 진지하고 성실하게 임하는 주원씨의 모습을 보고 자극을 많이 받았죠”
문채원[사진=이형석 기자] |
“선생님, 좋은 의사가 뭐에요?” “응. 좋은 의사는 좋은 사람이야.” (‘굿 닥터’ 속 대사 중에서)
문채원은 마지막 회의 이 대사가 참 마음에 든다고 했다. 박시온에게 가르침을 주는 조언자의 역할에 딱 어울리는 대사라고. 그리고 그것은 그에게 좋은 사람에 대한 고민을 남겼다.
“저에게 좋은 사람이요? 하하. 성선설이나 성악설을 떠나서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근데 못된 기질의 사람도 때로는 있더라고요. 의사라면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가져야죠. 저에게 좋은 사람은 일종의 그런 개념이에요.”
문채원에게 좋은 사람의 의미를 물으니 그 대답은 좋은 배우에 대한 뜻으로 돌아온다. 그저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는 이미 ‘좋은 사람’을 넘어 ‘좋은 배우’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나는 좋은 배우일까? 배우로서 어떤 태도를 가졌는지를요. 이미 좋은 태도를 가졌다면 감사하고 인정해야 하는데, 아직도 연습 중이에요. 좋은 배우가 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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