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굿 닥터' 윤봉길, 감독들이 '자꾸' 찾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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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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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굵은 목소리와 호쾌한 웃음소리가 듣기에 좋다. 푸근한 인상에도 날렵한 칼날을 닮은 카리스마가 묻어난다. 배우 윤봉길이 선역과 악역을 오가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갈 수 있는 이유는 그가 가진 다양한 매력 때문일 테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굿 닥터’에서 소아외과 레지던트 홍길남 역을 맡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던 윤봉길을 만났다. 식탐 많은 홍길남의 귀여운 미소를 ‘허허’ 지어 보이는 그에게서 ‘명품 조연’ 조진웅, 김기방의 모습이 엿보인다.

실제로 조진웅, 김기방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는 윤봉길은 “넘어야 할 산이고, 경쟁해야 하는 동료”라고 말했다. 조연이 ‘조연’이 아닌 ‘명품 조연’으로 평가받는 시대에 사는 윤봉길은 조인웅, 김기방과 같은 길을 걷고 있는데 감사하단다.

“그렇게 봐주시는 게 너무 감사하죠. 지금 그 분들과 비교되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좋아요. 사실 같은 작품에 나란히 캐스팅 후보에 올랐던 적도 있죠. 같은 작품에서 만난 적은 없지만 경쟁작에서 연기 대결을 펼친 적은 있어요.”

윤봉길을 두고 단지 ‘어디에서 봤던 배우’라고 치부하기엔 그의 매력이 넘쳐난다. ‘닥터 챔프’(2010년)에서는 잔머리의 대가 우도 국가대표 엄동호 역을 맡아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했고, ‘각시탈’(2012년)에서는 주원의 오른팔 아베 신지 역을 맡아 극에 무게감을 더했다.

윤봉길[사진=이형석 기자]
한 번이라도 호흡을 맞췄던 배우나 스태프는 윤봉길을 잊지 않고 다시 불러주었다. ‘닥터 챔프’의 박형기 감독은 그를 ‘여인의 향기’에 캐스팅했고, ‘남자 이야기’를 통해 만난 윤성식 감독 덕분에 ‘각시탈’의 주요 배역을 맡을 수 있었다.

“희한해요. 저를 한 번 만난 감독님들은 다음 작품에서 꼭 저를 불러주세요. 하하. 운도 좋지만 인복이 많은거죠. 기민수 감독님도 ‘오작교 형제들’에서 만난 주원씨를 ‘굿 닥터’에 캐스팅했더라고요. ‘굿 닥터’에서 저를 만났으니 또 한 번 불러주지 않을까요? 괜히 기다려져요.”

한 번 호흡을 맞췄던 감독들이 또 한 번 불러주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테다.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던가. 한시간 인터뷰에도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는데, 촬영 현장에서 쏟아지는 열정은 어마어마할 테니. 모르긴 몰라도 현장에서 윤봉길은 감독들의 러브콜을 받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시탈’에서 자신의 상사였던 주원이 ‘굿 닥터’에서는 후배로 분하게 되면서 재미있는 경험도 해볼 수 있었다. 박기웅과는 ‘남자 이야기’(2009년), ‘각시탈’ 이후 세 번째 작품에서 조우했으니, 윤봉길에게 인연은 무시할 수 없는 인생의 통로가 됐다.

“주원씨랑은 ‘각시탈’에서 한 번 만났으니까 이번 작품에서는 더 편하게 연기했죠. 너무 착하고 좋은 배우에요. 박기웅씨는 ‘굿 닥터’ 마지막에 신입 의사로 나왔죠. 너무 재미있었어요. 처음 만났을때 제 역할이 많지도 않았었는데 기억해주더라고요. 너무 고마웠죠.”

강원도 청년이 상경해 온갖 아르바이트를 마다치 않으며 지내온지도 어언 10년이 지났다. ‘연기’ 하나만 바라보고 걸어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갈 때면 ‘서울 오길 잘했다’며 눈물 섞인 웃음이 새어나온다고. 그리고 앞으로의 각오를 한 번 더 다짐한다고.

윤봉길은 10년이 지났지만 이제 막 연기에 눈 뜬 신인 배우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연기할 테니 지켜봐 달라는 부탁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전매특허인 호쾌한 웃음을 또 한 번 지어 보였다. “허허. 잘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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