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난, 통계보다 훨씬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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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2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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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전세 등 통계 사각지대…월세비중 최고치 경신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전셋값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전월세난의 실상이 정부 통계치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서울 전셋값은 60주 연속 상승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전셋값 상승폭은 한풀 꺾였다"며 애써 심각성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면계약이나 구두계약을 통한 반전세 전환 등 '통계 사각지대'는 오히려 늘고 있는 실정이다.

2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현상으로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비중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전국 전월세 아파트 거래량 4만9582건 중 월세 비중은 1만4521건으로 34.2%를 차지했다. 직전 최고치였던 8월 33.8%(1만6754건)보다 0.4%포인트 오른 역대 최고치다. 이 통계는 확정일자를 받지 않는 순수 월세를 제외한 것이어서 실제 월세 거래량 비중은 더욱 높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최근 훌쩍 오른 전셋값의 일부를 월세로 대체하는 반전세(보증부 월세)가 늘면서 통계 사각지대의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있다. 집주인들이 종전 전셋값을 유지하거나 일부만 올려받는 대신 이면·구두계약을 통해 전세계약서만 체결하고 추가로 월세를 받는 경우가 늘면서 서민들의 체감 전월세난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순수 월세시장 역시 서민 부담이 늘고 있다.

서울시가 공개한 올 3분기 월세전환율은 평균 7.8%였다. 그러나 보증금 1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8.4%에 달하는 반면 3억원 초과 주택은 6.0%에 머물러 저가 주택에 거주하는 서민들의 부담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균 월세전환율을 훌쩍 뛰어넘는 월세를 받는 집주인도 많지만 임대소득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다.

서울 하월곡동 R공인 관계자는 "시세가 눈에 보이는 아파트의 경우 월세전환율이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편이지만 다가구나 다세대 주택 중에서도 규모가 작은 원룸·투룸의 경우 집주인들이 통상 보증금 1000만원당 월 10만원씩 받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세입자에게 닥친 전월세난이 통계상 수치보다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은 관련 통계의 표본이 극히 일부에 국한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국감정원이 매월 집계하는 매매가·전세가 동향의 표본은 전국 776만여가구 중 6228가구에 불과하다. 또 월셋값 및 월세전환율 조사 역시 서울·경기도 및 6개 광역시의 242만여가구 중 3000가구만 조사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모든 주택을 조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조사원들이 표본 주택에 대해서만 실거래가 자료와 현지 공인중개업소 조사를 비교해 적정 가격을 매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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