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에 따르면 독일의 7개 도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베를린·뮌헨·함부르크·쾰른·프랑크푸르트·슈투트가르트·뒤셀도르프다. 이 지역들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 2010년 이후 평균 25%나 급등했다. 분데스방크는 월별 보고서를 통해 "미국에서 부동산 거품과 일부 유럽 부동산 시장이 생긴 후에 수년간 고요했던 독일 부동산 시장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FT는 채권과 주식 등의 투자 수익률이 적은 데다 마땅히 안전한 투자처가 없어 부동산에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오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는 부동산을 사려는 외국인에게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주택시장에 대한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다. 대부분 고급 주택 가격은 이미 최고 수준이다. 런던의 고급 부동산도 금융위기 전 치솟았던 가격을 넘어섰다. 지난 3분기 동안 런던 중심가에 지어진 새 주택은 외국인들이 사 놓은 상태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뉴욕·워싱턴·로스앤젤레스 등 다른 주요 도시들에서도 재벌이나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해외 투자자들이 고급 주택을 찾으면서 부동산 가격을 부추기고 있다.
보통 이 같은 부동산 트렌드는 독일에서 보기 드물다. 독일의 주택시장이 잠잠한 분위기인 데다 유로존 나머지 국가도 경제 위기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스페인·아일랜드·네덜란드 등의 주택 가격은 7년래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독일 부동산 가격이 오른 이유는 유로존 경기침체로 낮아진 금리로 인해 투자자들이 은행에 돈을 묵히기보다 새로운 투자처를 찾도록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재정위기 때 건설업이 침체되면서 공급량이 한정된 점도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이다. 2010년 베를린·프랑크푸르크·뮌헨 등에서 부동산 붐이 일어난 후 분데스방크는 반복해서 주택시장의 과열을 우려해왔다.
FT는 분데스방크의 부동산 거품 지적이 ECB가 금리를 인상하거나 대출 규제 등 거시건전성(macroprudential) 조치를 도입하길 촉구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분데스방크는 "단기간 부동산 가격 압박은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가격 구조는 심각한 거시경제적 리스크를 나타내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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