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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선택' 오정세[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
KBS2 월화드라마 ‘미래의 선택’(극본 홍진아·연출 권계홍)이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동시간대 방송되고 있는 SBS ‘수상한 가정부’와 종영된 MBC ‘불의 여신 정이’에 비했을 때 ‘꼴찌’라는 불명예는 피할 수 없게 됐지만 작품을 보는 마니아층이 두텁게 형성되고 있어 ‘앓이’가 시작될 전망이다.
그 앓이의 중심에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오정세가 있다. 오정세는 나미래(윤은혜)의 오빠 나주현 역을 맡아 윤은혜-이동건-정용화-한채아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미래의 선택’에서 자신만의 개그 코드로 소소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미래의 선택’이 첫 방송된 지난 14일부터 오정세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까칠하고 예민한 성격의 방송 PD이지만 동생을 위한 마음은 누구보다 따뜻한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고 있는 것.
그는 방송국과 집에서 확연히 다른 성격을 보여주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있다. 방송국에서는 목을, 집에서는 눈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방송 전선에서 뛰는 PD들의 애환을 전하는가 하면, 철없는 동생을 거두는 오빠의 근심걱정을 눈빛으로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방송에서 역시 오정세의 연기는 포텐(potential, 잠재력을 뜻하는 신조어) 터졌다. 나미래의 작가 합류 신, 김신과 이미란(고두심)의 맞짱 신, 나미래의 막내 작가 승진 신 등 그가 얼굴을 비친 장면은 비록 손에 꼽을 정도지만 그의 존재감만큼은 주연 배우 못지않았다.
특히 웃음을 자아낸 건 나미래와 김신(이동건)의 방송국 데이트 신이었다. 소품실에서 의상을 입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두 사람이 방송국 곳곳을 확인하기 위해 들린 이발소에서 나주현과 만난 장면. 오정세는 동생 나미래가 김신과 함께 다니는 것을 못마땅한 표정으로 쳐다봤고, “너네 지금 뭐하냐?”라고 툭 던진 대사는 ‘빵’ 터지기에 충분했다.
방송국 구조조정을 위해 순시에 나선 이미란 앞에 선 나주현의 표정 또한 잊을 수 없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전전긍긍하다가도 “차기 국장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이미란의 말에 함박웃음을 지어 보인 것. 90도 인사를 하며 물러나는 그의 몸짓은 예견된 웃음이 아닌 신선한 폭소를 자아냈다.
이처럼 나주현은 나미래-김신-박세주(정용화)의 삼각 러브라인을 그린 ‘미래의 선택’에서 배우 오정세를 만나 생동감있는 역할로 재탄생되며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다. 무심한 듯 툭 내던지는 대사, 반쯤 풀린 눈으로 펼치는 동공 연기 등 그의 연기를 ‘관찰’하는 것도 ‘미래의 선택’을 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되겠다. 본격적인 ‘오정세 앓이’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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