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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의 담대한 베팅…적자 낸 스페인 건설업체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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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2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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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스페인의 건설경기가 회복될 것이라 전망하고 건설업체 FCC의 지분을 인수했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FCC의 지분 6%를 1억1350만 파운드(약 1651억원)에 인수해 FCC의 2대 주주로 등극했다. 게이츠는 매입 전날 시세보다 4.5% 저렴한 가격인 주당 14.86유로에 매입했다. 이날 FCC 주가는 10%나 올라 주당 17.20유로에 거래됐다.

스페인 경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투자 관심도 커지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 전망치를 올리고 경기침체에서 빠져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세 마누엘 소리아 스페인 산업장관은 이날 "게이츠의 투자는 스페인 경제가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해 준다"고 말했다. 스페인 정부는 내년 예상 경제성장률을 기존 0.5%에서 0.7%로 상향조정했다. 실업률도 올해 말 26.6%에서 내년 25.9%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금융위기 이후 5년 만에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독일의 경우 주요 도시의 아파트 가격이 20% 과대평가됐으며 미국·영국 등도 부동산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대도시 고급 부동산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스페인 건설업체는 경제 위기의 상징이었다. 급속도로 과열된 부동산 거품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붕괴됐다.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면서 은행권이 크게 부실해졌다. 결국 스페인은 유럽연합으로부터 1000억 달러의 은행권 구제금융을 받았다. 2008년에는 공공투자가 398억 유로에 달했으나 지난해는 70억 유로에 그쳤다. 건설업계는 차환과 자산매각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해왔다. 또한 자국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면서 사업을 해외로 확장하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FCC도 내년에 만기가 되는 50억 유로 부채 차환을 협상했었다. 올해 상반기 FCC의 순손실은 6억760만 유로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5340만 유로의 수익을 올렸었다. 그러나 FCC는 해외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부실업체는 냉철하게 정리했다. 이 같은 구조적 개혁은 회사의 전망을 낙관적으로 돌리는 중대한 역할을 했다.

FCC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계약을 따내는 등 해외 주문이 늘면서 주가가 올해 상반기에 152% 상승했다. 또한 올 6월 부실한 오스트리아 법인을 도산하도록 내버려뒀다. 후안 베자르 FCC 최고경영자는 "게이츠의 투자는 국가경제와 함께 회사 수익이 크게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해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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