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업계 ‘수난시대’…실적 부진에 '설상가상'

  • LS, 계열사 경영악화에 기업분할 추진, 원전비리 오명까지<br/>대한전선, 구조조정 지연에 경영권 포기, 채권단에 생사여탈권 넘겨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에 각종 비리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전선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은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신음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원전 비리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주력 계열사인 LS전선의 실적은 악화일로다. LS전선은 지난 2011년과 2012년 연속으로 각각 1720억원과 3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까지 780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매출도 2011년 8조원대에서 2012년 7조원대로 감소한 뒤 올해는 상반기 누적 기준 3조7600억원에 그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핵심 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전선사업과 에너지사업 등은 간신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525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문제는 미국 내 자회사인 사이프러스 해외투자 사업부문 등 비핵심 분야에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LS전선은 기업분할 카드를 꺼내들었다.

LS전선은 지난 21일 사이프러스 해외투자 사업부문과 국내 부동산개발 사업부문을 묶어 LS I&D라는 신설법인을 만들어 분리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신설법인은 현재 LS그룹의 지주회사인 (주)LS의 이광우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기로 했다.

LS전선은 이번 기업분할을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분리되는 사업의 실적 개선을 동시에 추진할 방침이지만 계획대로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LS전선이 최대주주인 JS전선과 구자홍 LS미래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가온전선 등의 계열사도 실적 부진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JS전선은 지난 2011년 적자를 낸 뒤 지난해 1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 거둔 영업이익은 32억원에 불과하다. 가온전선도 2011년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는 150억원, 올해 상반기는 91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각종 비리 의혹까지 받고 있다. JS전선은 불량 케이블을 납품해 원전 가동을 중단시켰다. 이에 따른 피해액만 3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황순철 전 JS전선 사장은 원전 비리와 관련해 오는 28일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된 상태다.

JS전선의 지분 69.9%를 보유한 LS전선까지 비리 기업이라는 오명을 쓰면서 기업 이미지 실추라는 타격을 입고 있다.

LS그룹의 또 다른 핵심 계열사인 LS산전은 2011년 1315억원, 2012년 1541억원, 올해 상반기 854억원 등 영업이익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견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비리 의혹에서는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 LS산전은 국책사업인 한국형 에너지관리시스템(KEMS) 입찰을 따내는 과정에서 관련 부처 및 기관과 유착관계를 형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효상 고문(전 전력거래소 정보기술처장)과 최민구 전무(전 산업부 전력산업과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돼 오는 25일 출석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내를 대표하는 대한전선도 실적 부진과 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결국 설윤석 사장 등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포기하고 채권단에 생사여탈권을 넘긴 상황이다.

대한전선은 지난 2004년 설원량 회장이 사망한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됐으나 무분별한 투자와 경기침체에 따른 자산 부실화 등으로 수익구조가 악화돼 구조조정 절차에 착수했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667억원이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11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실적 회복세는 더디게 진행돼 차입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채권단은 대한전선의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차입금 1조4000억원의 절반을 출자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의 입김은 더욱 세지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LS그룹과 대한전선 모두 견실한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으나 최근 경영 악화와 각종 비리 의혹 등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라며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성공을 거둘 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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