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운용 연기금 투자풀 비중 96%… 복수주간제 무색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기획재정부가 올해 들어 새로 도입한 연기금 투자풀 복수주간사 제도가 좀처럼 효과를 못 내고 있다.

연기금 측에 다양한 운용사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뤄진 조치지만 여전히 삼성자산운용 1곳이 차지하는 비중이 96%에 이른다.

23일 기재부가 만든 연기금 투자풀 월간성과 평가보고서를 보면 삼성자산운용 및 한국투자신탁운용은 9월 말 기준 연기금 투자풀 비중에서 각각 96%와 4%를 기록했다.

한국운용이 복수주간사로서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 6월 말 삼성운용 비중은 97.5%로 3개월이 지났지만 이 비율은 1.5%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상반기 말 미국 양적완화 종료 이슈로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연기금이 운용사에 자금을 맡기지 않았다"며 “이런 과정에서 갑자기 새로운 자금배정 기준을 만드는 데 시간이 소요되는 바람에 실제 집행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기금 투자풀은 58개 기관 자금을 모아 공동 운영하는 제도다. 9월 말 기준 자금 규모는 12조1067억원에 달한다.

기재부는 연초 단독주간제를 복수주간제로 바꾸면서 기존 삼성운용 외에 한투운용을 추가했다.

그러나 복수주간제를 도입하기 전부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통상 운용사간 우위를 가르는 기준은 수익률이지만 연기금 투자풀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두 운용사 가운데 누가 더 58개 연기금을 상대로 영업을 잘 하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삼성운용은 이미 12년째 단독주간사로서 연기금과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만큼 이런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일 수밖에 없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연기금풀 운용 핵심인 재간접 펀드를 업계 최대로 운용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녹록하지 않지만 투명한 양질의 자문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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