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국세청 의전과 도덕적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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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2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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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지난 22일 서울지방국세청과 중부지방국세청 국정감사장. 임환수 서울지방청장이 국감에 앞서 업무 현황보고 후 머리가 반백인 관내 세무서장들을 국감장에 집합시켰다.

임 청장은 의원들 앞에서 "일동 차렷, 의원님들께 경례"라는 구호까지 직접 붙이면서 거창한 국감 신고식을 치렀다.

화면으로 국감을 지켜보던 기자실에서는 생경한 모습에 여기저기서 실소가 터졌다. 오랜만에 군대에서나 있을 법한 모습을 본 것이다.

사실 국세청 내에서 청장 등 고위직에 대한 의전은 매우 강하다. 엘리베이터를 대기시키거나 90도 인사는 기본이다. 일사불란하게 고위직들의 동선을 직원들과 일반인들로부터 분리하는 모습은 흡사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다.

이런 높은 의전 수준과 함께 도덕적 기준도 상당히 높을 것 같은 국세청 직원들에게 어쩐 일인지 올해만 벌써 금품수수로 12건의 징계가 발생했다. 그 가운데 파면은 단 한 건도 없고, 지난해에도 20건의 금품수수 가운데 파면은 단 1건뿐이었다.

국세청에서는 세무조사를 빌미로 돈을 받아도 견책 처분만 받는다고 봐도 무리가 없는 셈이다.

내부적으로 강력한 상명하달의 조직 기강을 유지하고 기자 같은 외부인과의 소통은 꺼리는 국세청에서 금품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조직의 자화상을 보는것 같아 애처로운 느낌이든다.

김 청장은 정확히 새벽 6시면 수송동 청사에 출근한다. 그러나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기자들이 청장 얼굴 한 번 보려는 접촉을 막아서는 국세청의 노력은 참 눈물겹다.

물기 없이 퍽퍽한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몰아 붙여서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순간의 만족에 불과하다. 김 청장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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