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차에 관심이 있는 남자들이라면 꼭 한 번은 타고 싶은 수퍼카 브랜드가 있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이 떠오르겠지만 이들만큼이나 남자의 로망이 되고 있는 차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마세라티(Maserati)’다.
마세라티를 만든 이는 1887년 마세라티가(家)의 여섯 형제 중 넷째로 태어난 알피에리 마세라티. 그는 레이싱 드라이버이자 기술자로 일하며 이탈리아 자동차회사 이소타 프라스키니의 지사를 아르헨티나, 미국, 영국에 설립하는 등 자동차 분야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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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년 설립한 오피치네 알피에리 마세라티 |
마세라티의 여섯 형제들은 각각 엔지니어링, 디자인, 차량 제작 등 다양한 방식으로 회사에 참여했으며 특히 창업주 알피에리 마세라티는 직접 드라이버로 활동하면서 세계 자동차 레이싱 대회에서 명성을 떨쳤다. 1926년 알피에리는 순수한 마세라티 기술로 제작한 자동차 티포 26(Tipo 26)을 첫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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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의 엠블럼 변천사 |
이를 통해 마세라티의 트레이드 마크인 삼지창 로고도 처음 대중에 공개됐다. 마세라티를 상징하는 트레이드 마크인 삼지창 브랜드 로고는 알피에리 마세라티의 동생 마리오 마세라티가 고안한 것이다. 그는 마세라티 형제들 중 유일하게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지 않고 예술가로 활동하면서 마세라티의 브랜드 로고를 디자인했다. 1940년 이전까지 마세라티 공장이 있던 볼로냐의 마조레 광장에는 거대한 넵투누스(Neptunus, 바다의 신 포세이돈) 조각상이 서 있었는데, 마세라티의 로고는 바로 넵투누스가 들고 있던 삼지창을 본뜬 것이다.
마세라티는 1929년 16기통의 초대형 엔진을 얹은 세계 최초의 수퍼카인 ‘V4’를 개발했다. V4의 엔진은 티포 26B의 8 기통 엔진 두 개를 연결해 16기통으로 제작되었다. 에듀아도 웨버가 특별히 V4를 위해 이 엔진을 제작한 이후 피아트, 부가티 그리고 알파 로메오 등에서도 이 엔진 제작 기술을 차용하고자 노력했지만 마세라티의 V4는 당대, 모든 기준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자동차였다. 280마력의 16기통 엔진을 탑재한 V4 모델로 이탈리아 그랑프리에서 시속 246.069km의 기록으로 우승을 거머쥔 마세라티의 이 기록은 세계 최초의 수퍼카를 세상에 소개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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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Ghibli_spider (1969) |
이후 마세라티는 레이싱 시대의 황금기를 구가한다. 1939년 마세라티 레이싱 팀의 윌버 쇼가 8CTF로 인디애나폴리스 500에서 우승한 데 이어 마세라티는 그 다음 해에도 우승을 거머쥐며 전세계 레이싱계를 장악했다. 특히 마세라티의 전설적인 레이서인 후안 마누엘 판지오는 1953년 이태리 그랑프리 시즌 우승, 1954년에는 아르헨티나 그랑프리 우승, 1957년 독일 그랑프리 우승 등 영예로운 세계 타이틀을 마세라티에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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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Bora (1971) |
마세라티는 1968년 시트로앵이 당시 마세라티 회장이던 오르시 가문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전환기를 맞기도 했다. 이후 1971년 세계적 디자이너인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마세라티의 양산형 미드 엔진 모델 보라가 제네바 모터 쇼를 통해 세계 첫 선을 보이며 큰 인기를 얻었고 1980년대에 들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뛰어난 성능을 갖춘 모델 바이터보를 출시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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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Ghibli III (2013) |
최근의 마세라티는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 가며 수퍼카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변함없이 이어가고 있다. 올 9월까지 마세라티의 세계 판매량은 2만2500대로 작년대비 4배에 달한다. 한 해 동안 최고 판매 기록인 2008년 9000대 판매를 올해 가볍게 경신한 것. 이는 올 뉴 콰트로포르테와 기블리, 고성능 쿠페인 그란투리스모와 컨버터블 그란카브리오의 선전이 큰 역할을 했다. 내년 하반기 마세라티의 첫 SUV ‘르반떼’가 출시되면 201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5만 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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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Quattroporte Ⅵ (20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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