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배우 김민정(31)의 매력은 흔히 ‘커다란 눈망울’ 혹은 ‘순수함과 섹시함이 공존하는 묘한 분위기’로 꼽힌다. 실제로 만나 본다면 분명 ‘연기에 대한 프로의식’이 가장 크게 보일 것이다.
영화 ‘밤의 여왕’(감독 김제영·제작 영화사 아이비젼)의 여주인공 김민정을 23일 오후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그가 영화에서 맡은 희주는 겉으론 현모양처지만 왕십리 뒷골목 ‘일진’ 출신의 수상한 아내다. 희주의 과거를 전혀 모르고 있던 남편 영수(천정명)는 부부동반 동창회에서 경품으로 걸린 김치냉장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화려한 춤 솜씨를 뽐낸 아내를 보며 의심을 품는다.
김민정은 가수 이효리의 ‘10Minutes’ 안무를 완벽하게 소화해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사실 연습할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출연을 결정하고 한 달밖에 없었죠. 전작인 ‘가문의 귀환’ 홍보를 하면서 액션도 배우고 있던 터라 더 여유가 없었고요. 다행인 건 안무가 선생님이 몸치나 박치는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춤추는 것도 좋아하고요(웃음). 문제는 완벽하게 마스터해야 한다는 제 생각이었어요. 한 달 안에 3가지 춤을 다른 느낌으로 춰야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게다가 편한 운동화에 트레이닝복 입고 연습하던 걸 하이힐에 투피스 입고 춰 보라고 하니…. 잘되던 웨이브가 아니라 이상한 춤이 나오더라고요.”
지난 1990년 MBC ‘베스트극장-미망인’으로 데뷔, 올해 연기 24년차인 김민정은 “아역일 때가 더 인기가 많았고 ‘핫’했던 것 같다”고 말하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하면 굉장히 빠져드는 스타일이었어요. 누가 가르치거나 강요한 것도 아닌데 그게 프로의식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2만%는 집중한 탓에 헤어 나오지 못해 힘들었던 적도 많아요. 몰입을 하더라도 일상생활과 균형을 잘 잡아야 하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연기에 쏟고는 허무해 한 적도 있고요.”
이번에도 처음엔, 희주는 있고 김민정은 없는 느낌이었단다. ‘내게 중심이 있어야 캐릭터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한 뒤 달라졌다.
“이제는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았다 뽑듯 배역에서 김민정으로, 현실에서 영화로 ‘전환’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한 것 같아요. 자신을 잃지 않고 연기하는 것이 진정한 프로가 아닐까요?”
김민정은 ‘밤의 여왕’을 연기인생 2막을 열어 젖히는 커튼에 비유했다. “스스로에게 채찍질도 됐고 다시 한 번 제 뒤를 돌아보게 만든 작품입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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