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황후 역사왜곡 [사진제공=MBC]
24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MBC 새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연출 한희 이성준) 제작발표회에는 한희 PD, 장영철 작가와 정경순 작가, 배우 하지원, 주진모, 지창욱, 백진희가 참석했다.
이날 이야기의 대부분은 예상대로 역사왜곡 문제였다. 한희 PD는 "공녀로 끌려가 황후의 자리까지 오른 여인을 조망하고자 했던 드라마"라는 기획의도를 전했다. 장영철 작가 역시 "쇠락해가는 나라의 공녀가 원나라의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작가로서 흥미로웠다. 해외 이민자 700만 시대에 자의든 타이든 여러 나라에 사는 분들이 많다. 글로벌한 부분을 염두하고 기획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기황후'가 역사적 사건, 인물을 따와서 상상을 가미한 '팩션 드라마'"라며 "드라마가 허구적 요소를 가미했음을 드라마 초반에 자막을 밝힐 예정"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장영철 작가는 "연산군, 장희빈 등 사극 주인공 중 이미 논란이 된 인물은 많다. 충혜왕도 이중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라면서도 "드라마 방영 후에도 계속 논란이 된다면 그 부분은 귀를 열고 수용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공동집필한 정경순 작가 역시 "항상 시놉시스대로 작품을 만들지 않는다. 드라마 말미에는 기황후의 좋지 않은 부분도 다룰 예정"이라는 계획을 말했다.
기승냥 역을 맡은 하지원은 "공녀에서 황후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논란이 되고 있는 기철 오빠에 대한 부분은 다뤄지지 않는다고 들었다. 기황후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있지만 제작자와 작가가 시청자에게 혼란이 일어나지 않게 잘 써주신다고 했다"며 제작진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주진모는 "배우는 캐릭터나 상황을 중시하게 된다. 배우로서 연기력 논란이 불거지지 않게 열심히 할 것"이라는 각오를 드러냈다.
변발논란에 휩싸인 지창욱도 "변발에 대해서 큰 고민은 안 했다. 제작진도 변발은 생각하지 않고 있더라. 역사적으로 한다면 극중 인물의 80%가 변발을 해야 한다"며 논란을 일축했으며 타나실리 역을 맡은 백진희는 "드라마임을 감안하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역사와 다른 점을 찾아가면서 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계속되는 역사왜곡 문제에 진땀을 뺐다.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미화했다고 비난을 받은 충혜왕의 이름을 가상의 왕인 왕유로 바꿨지만 반응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제작진은 "드라마 초반 팩션 드라마임을 공지할 것"이라고, 배우는 "배우로서 연기를 열심히 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앞으로의 평가는 시청자의 몫이다. '기황후'가 역사왜곡 문제를 이겨내고 명품 사극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황후'는 13세기 초 원나라의 지배자로 군림하는 고려 여인 기황후의 사랑과 투쟁을 다룬 이야기로 오는 28일 첫 방송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