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둥지 옮기는 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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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2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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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업계의 계속되는 불황에 둥지를 옮기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옥을 팔고 이전하거나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직접 셋방살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다음달 1일부터 서울 동자동에 위치한 '아스테리움 서울' 오피스 빌딩에서 업무를 시작한다.

아스테리움 서울은 동부건설이 시공한 건물로 주상복합 2개동, 오피스텔·오피스 빌딩 1개동씩 총 4개동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우량 임차인을 찾지 못한 오피스 빌딩에 대해 동부건설은 임대의 40%를 책임진다는 조건으로 칸서스자산운용에 매각했다.

동부건설은 3616억원의 매각대금을 통해 공사미수금 1941억원, 지분투자금액 985억원 등 총 2926억원을 한꺼번에 확보했지만 셋방살이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빌딩에는 큐캐피탈파트너스와 지분 매각협약(MOU)이 한창인 자회사 동부익스프레스도 입주한다. 동부엔지니어링, 동부발전도 이곳으로 보금자리를 옮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익스프레스 관계자는 "다음달 중순에 동자동 오피스 빌딩으로 이전할 예정"이라며 "각 계열사별로 이전 시기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동부금융센터의 빈자리에는 동부대우전자가 입주할 예정이다.

GS건설도 내년 3월 서울 청진동에 들어서는 'GS그랑 서울'로 본사를 이전한다. 유동성 확보 등을 이유로 국민연금관리공단에 건물을 매각하면서 2개동에 대한 분양을 책임지기로 했기 때문이다.

GS건설은 본사를 옮기면서 역삼동에 위치한 플랜트사업본부 등 흩어져 있던 부서들을 불러모을 계획이다. 현재 본사로 사용 중인 서울역 앞 GS역전타워는 베스타스자산운용에 매각한 상태다.

사옥 이전을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선 건설사도 있다.

법정관리 중인 우림건설은 채무 상환 등을 목적으로 서초동 사옥을 팔고, 지난 11일 분당 판교테크노밸리의 우림 W-City로 이전했다. 서초동 사옥은 지난 5월 부실채권 유동화 전문회사인 '우리F&I'가 390억원에 경매로 낙찰받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선 매각 후 임대' 방식은 낯선 현상이 아니다"며 "두산건설은 지난 3월 우정사업본부에 매각한 논현동 본사 사옥을 임대해 사용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회사의 무게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사옥을 매각 또는 이전한다는 것은 건설업계가 얼마나 어려운지 반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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