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해외진출 등 적극적인 수익원 발굴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예 수익구조를 개선해 질적 성장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주요 4대 은행과 외국계 은행 등 7개 시중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1266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39조2000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증가율은 점차 둔화하고 있다.
먼저 우리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총자산은 265조4000억원이었다. 지난해 말보다 0.07% 감소한 것이다.
우리은행의 총자산은 2011년 말 전년 대비 6.4% 증가한 데서 지난해 2.9%로 다소 둔화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 마이너스로 주저앉았다.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2.2%에서 1.2%로 낮아졌다가 소폭 상승해 올 상반기 현재 1.8% 증가한 185조4000억원을 기록 중이다. 시중은행 가운데서 우리은행 다음으로 자산 증가율이 낮았다.
그나마 선방한 곳은 외환은행으로, 2011년 말 4.9%에서 지난해 2.0%로 증가규모가 다소 둔화됐다가 올 상반기 8.9%로 확대됐다. 6월 말 현재 총자산 잔액은 134조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10조9000억원이 늘었다. 은행권 최대 증가규모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각각 5.2%와 3.8% 증가했다. 그러나 이들 은행 역시 2011년에 8.2%와 6.2%의 증가율을 기록했음을 감안하면 자산 증가세는 대부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잔액은 각각 6월 말 기준 176조9000억원과 263조6000억원이었다.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은행권은 대출자산을 크게 늘리면서 가파르게 성장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상회했다. 하지만 위기 이후 부실자산 정리 등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게 되면서 자산 성장세가 둔화됐다.
아울러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수익성 확보에도 차질을 빚게 되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 방침으로 각종 대출금리 공시가 의무화되면서,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붙일 수 있는 가산금리(스프레드)가 낮아져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혜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예전에 확대했던 주택담보대출 등에 끼였던 버블(거품)이 꺼지면서 더 이상 성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해와 내년에도 은행업종의 성장세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소폭 웃도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와 내년의 연간 GDP 성장률은 각각 2.8%와 3.8%다.
김 연구원은 대외 여건상 은행들이 자산을 늘리는 데 주력하기보다 수익구조 개선에 매달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비이자이익을 늘리는 등 수익구조를 바꿔 질적으로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더 적절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출자산으로 성장을 꾀할 수 있는 국내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른 만큼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국가경제 자체가 저성장기에 들어선 만큼 은행업종의 성장세도 예전만큼 커지진 못할 것"이라며 "수익구조 개선과 함께 해외진출을 병행해 국외로 나간 기업들을 지원하면서 실물경제 속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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