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고정이하여신비율 현황.[자료=예금보험공사 제공]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중은행의 자산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3일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7개 시중은행의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83%로 지난해 12월 말 1.29%에 비해 0.54%포인트 상승했다.
앞선 2011년과 2012년 말 같은 수치를 기록했던 비율은 17개 국내은행 평균치인 1.8%를 0.03%포인트 웃도는 수준까지 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대손 여신 중 고정, 회수의문, 대손 여신의 합산 금액을 총여신으로 나눈 값으로 높으면 높을수록 자산건전성이 떨어진다.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우리은행(2.9%)으로 가장 낮은 하나은행(1.25%)과 1.65%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다른 은행의 비율은 KB국민은행(1.92%), 신한은행(1.43%),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1.41%), 외환은행(1.37%), 한국씨티은행(1.27%) 순이었다.
특히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1.66%였던 비율이 6개월만에 1.24%포인트 올라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전체 시중은행의 상승폭 보다 2배 이상 큰 것으로, 그만큼 자산건전성이 나빠졌다는 얘기다.
같은기간 나머지 은행별 상승폭은 국민은행(0.56%p), 신한은행(0.35%p), 외환은행(0.2%p), 하나은행(0.17%p), SC은행(0.13%p), 씨티은행(0.1%p) 순이었다.
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승한 것은 대기업 신용위험 평가, 금감원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 강화 등의 영향으로 기업대출에 대한 비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예금보험공사의 분석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 중 가계대출 비율은 지난해 12월 말 0.57%에서 올 6월 말 0.67%로 0.1%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반면 동일한 기간 기업대출 비율은 2.37%에서 4.28%로 1.91%포인트 올라 전체 비율 상승을 주도했다.
우리은행 다음으로 상승폭이 큰 국민은행 역시 가계대출 비율은 0.91%에서 0.94%로 0.03%포인트, 기업대출 비율은 1.82%에서 2.91%로 1.09%포인트 상승했다.
예보는 지난달 발표한 2013년 2분기(4~6월) 은행권 경영위험 분석 자료를 통해 “저금리, 저성장 기조 지속과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기업여신 부실 등으로 당분간 경영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바젤-Ⅲ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기업여신 부실 지속에 따른 자산건전성 추이 및 대손충당금 적립 등에 대한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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