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예성(옛 W저축은행), 예주(서울), 예신(신라), 예나래(한주·대전·전일)저축은행 4곳과 해솔과 한울까지 총 6곳에 대한 매각 입찰공고를 이르면 4일 낼 예정이다. 예보는 예성, 예주, 예신 등 서울에 본사를 둔 곳을 우선적으로 매각한다는 입장이다.
3일 예보에 따르면, 예보는 가교저축은행 매각 입찰공고를 4일이나 11일께 낸다. 가교저축은행이란 말 그대로 부실저축은행을 정리하기 위해 예보가 100% 지분을 인수받아 유지·관리하고 있는 저축은행을 말한다. 예보는 이런 식으로 현재 예성·예주·예신·예쓰·예나래 등 5개의 가교저축은행을 보유하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한꺼번에 팔기보다 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물건을 11월 초중순께 먼저 내놓을 계획이며 순차적으로 매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입찰에 거론되는 대부업체로는 업계 1위인 에이앤피파이낸셜(러시앤캐시)과 3위인 웰컴크레디라인(웰컴론)이다. 반면, 금융지주사나 증권사 가운데에는 마땅한 인수자가 드러나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에이앤피파이낸셜의 경우 앞서 예보 산하 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올 때마다 뛰어들었지만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저축은행 인수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하지만 대부업체들이 주 수입기반인 대부업을 줄여가면서 은행업을 할 이유가 있냐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 9월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 조건으로 연 20%대의 이자율을 유지할 것과 대부업체의 신규 영업을 최소화하고 대부잔액도 점진적으로 줄일 것을 권했다.
또 동양사태와 맞물려 대부업체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기준 민주당 의원은 동양파이낸셜대부가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를 허용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김기식 민주당 의원 역시 국민의 혈세로 살려 놓은 저축은행을 대부업체가 인수하게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예보는 영업정지 위기에 처했던 해솔과 한울저축은행은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매각할 방침이다. 예보 관계자는 “기존 저축은행의 인수합병(M&A) 방식이 아닌, P&A 방식이라야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솔저축은행과 한울저축은행은 영업정지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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