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집권 1년과 “중국꿈(中國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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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09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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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상민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 HK연구교수

서상민 국민대 교수
2012년 11월 15일 중국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를 통해 시진핑이 총서기에 선출되었다. 집권 1년째를 맞는다. 위대한 중국의 부흥이라는 “중국꿈” 실현을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 시진핑의 5세대 지도부의 지난 1년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먼저 국내 정치에서 당 지도부의 분열을 가져올 수 있을 만큼 민감한 사안이었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와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에 대한 반부패 사정은 시진핑 체제의 정치적 안정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지난 10월 보시라이에 대한 재판은 별다른 정치적 동요 없이 원만하게 마무리하였고, 저우융캉 등 당정 고위간부에 대한 전방위 사정 역시 조심스럽지만 치밀하게 진행하고 있다. 국내 정치에서 시진핑의 지난 1년은 여전히 불안요소가 남아 있긴 하지만 비교적 성공적인 출발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대외관계 역시 시진핑의 외교력을 시험이라도 하듯 지난 1년 동아시아 정세는 불안정했다. 정권이양기인 작년 9월 11일 일본이 센카쿠열도를 국유화하자 시진핑은 ‘웃기는 짓(一場閙劇)’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일본과의 불편한 관계 속에서 집권을 시작하였다. 설상가상으로 작년 12월 북한은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했고 중국정부의 강력한 반대에도 제3차 핵실험까지 강행했다. 미중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려던 시진핑에게 북한의 핵실험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러저러한 외교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국가주석으로서 첫 번째 가진 미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은 “신형대국관계(新型大國關係)”를 미국에 제안해 암묵적인 호응을 얻었다. 서로 충돌하거나 대립하기 보다는 상호존중하고 협력하는 것이 양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양국이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동아시아 정세는 양국간 협력을 지속하기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당장 미국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지지하고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군사적 역할확대를 용인하고 있으며, 대만문제를 비롯해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와 남사군도 문제에서도 중국이 양보할 여지는 거의 없어 보인다. 또 북핵문제의 출구는 잘 보이지 않는다. 집권 1년을 맞는 시진핑 지도부가 안고 있는 난제가 아닐 수 없다.

2013년 11월 9일 중국공산당은 18기 3중전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 1년이 시진핑 시대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이번 3중전회는 정책청사진에 따라 “중국꿈”을 정책적으로 실현해 나가는 기점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시진핑 시대를 좌우할 정부부처개편, 정치개혁, 금융제도개혁, 세제개혁 그리고 부정부패 척결 등 중대한 국가적 정책들이 여기에서 결정되게 될 것이다. 

현재 동아시아 정세는 “중국꿈” 실현에 그렇게 우호적이지는 않다. 동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군비경쟁이 나날이 격화되고 있으며 심각한 안보딜레마 상태에 빠져 있다. 마치 전 세계 최첨단무기의 실험장처럼 변하고 있다.

이번 중국의 정부부처개편과 관련해 우리가 안보문제를 총괄 지휘할 최고기관인 ‘국가안전위원회’의 설치여부를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가안전위원회의 설치는 곧 중국이 외교안보 관련 모든 이슈를 상시적이며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으로 주변국과의 갈등을 해결해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중국이 주변정세를 평화롭게 관리하지 못한다면 시진핑이 내세운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중국꿈”은 헛된 꿈에 지나질 않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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