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호흡기 좀 달아주세요"…건설업계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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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0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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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이상 기자 = 건설업계가 진퇴양난의 곤경에 빠져있다. 분양을 활성화해 경기불황을 극복하려던 건설사가 돌연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주택시장을 견인할 정부의 대책 역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21위인 경남기업이 자금난을 못 이기고 지난 2011년 워크아웃 조기 졸업에 성공한 이후 2년 만에 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당장 500억원을 막아야 하고, 연말까지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상태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말없이 몇 분 동안 헛웃음만 지었다고 한다. 어려움 속에서도 불황을 극복하려던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허무함이 헛웃음 속에서 느껴졌다고 한다.

이는 비단 경남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남기업과 같이 일하던 200여개 하도급 건설사들도 동시에 갑작스런 난항에 빠지게 된 것이다. 지금 상태로라면 국내 건설사들은 어디나 할 것 없이 언제라도 경남기업과 같은 사태에 처할 위험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기관 또한 건설사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수자원공사 등이 공사수주 담합을 이유로 잇따라 입찰제한 제재 조치를 내렸다.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각종 대책도 국회에 발목이 묶여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법인세 추가과세 등은 벌써 몇년째 해당 상임위 조세소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작금의 건설업계를 '중환자'로 비유했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부동산시장은 뒤늦게 심폐소생술을 한다고 해도, 즉 모든 규제장치를 한꺼번에 푼다고 해도 살아날 가망이 없어 "종국에는 호흡기를 떼야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8·28대책 이후 가까스로 살아나려 하는 불씨가 이대로 꺼져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부동산시장에 팽배해 있다. 정부와 국회의 조속한 대응이 간절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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