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는 몸의 면역기능이 일시적으로 악화돼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에 취약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추워지는 날씨와 함께 당분간 환절기 감기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감기는 초가을부터 늦은 봄까지 가장 많이 걸리는 질병 중 하나로 이 시기에는 감기약을 복용하는 빈도도 높아진다.
일상에서 흔히 복용하는 약이어서 오히려 감기약 복용 상식에 대해 소홀하기 쉽다.
◆ 초기에 복용하되 일주일 이상 임의 복용 말아야
일반적인 감기 증상은 충분한 휴식과 영양을 취하면 개선된다. 푹 쉴 수 없거나 면역력이 약하다면 증상이 나타난 초기에 감기약을 복용하는 것이 호흡기 손상을 줄일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다.
별다른 증상 없이 열만 나는 경우에는 소염진통제보다는 타이레놀과 같은 ‘해열진통제’를 복용한다. 감기약은 치료제가 아니므로 증상이 개선되면 복용을 중단해도 된다. 단, 감기 후유증으로 세균감염으로 진단받아 항생제를 처방 받았다면 처방약을 끝까지 복용하는 것이 좋다.
항생제 복용을 중단하면 원인균이 완전히 죽지 않아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내성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약은 1일 3회 식후 30분에 복용하는 것이 보통인데, 일주일 이상 복용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복용을 중단하고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 콧물이 연노란색으로 변하면 감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이며, 고열과 심한 피로감이 나타나면 감기가 악화됐거나 다른 질병일 수 있다.
◆ 종합감기약 성분 꼼꼼히 따져보고 진통제, 멀미약 중복 복용 피해야
감기에 걸리면 콧물, 기침, 발열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는 모두 외부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방어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적인 현상이다.
이러한 증상은 대개 복합적으로 나타나 종합감기약을 찾을 때가 많다. 종합감기약은 두통ㆍ몸살ㆍ열ㆍ 인후통 등의 증상을 함께 경감시켜 간편한 복용의 이점이 있는가 하면, 여러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원치 않는 부작용을 야기하므로 성분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한국존슨앤드존슨이 이화여자대학교 약학과 교수팀과 진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여대생 4명 중 1명이 ‘종합감기약과 진통제를 함께 복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기약에는 진통제 성분이 포함돼 있어 두 가지 약을 함께 복용하면 약물 과다복용의 우려가 있다. 또 감기약에 많이 포함된 항히스타민제(재채기, 코막힘, 콧물 완화 성분)는 전립선비대증이나 녹내장을 악화시킬 수 있고 맥박을 빠르게 하므로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들에게 사용 시 주의해야 한다.
이 성분은 졸음을 유발하기도 하므로 운전이나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을 한다면 항히스타민제가 없는 감기약을 택하는 것이 좋다. 또 감기약이나 해열진통제를 복용 중이라면 멀미약은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 유제품, 카페인은 섭취 자제하고, 청소년은 카페인 없는 감기약 택해야
'감기약을 오렌지 주스와 같은 비타민 음료와 함께 복용하면 더 효과적'이라는 속설은 사실이 아니다. 약의 효과는 체온과 비슷한 미지근한 물 한 컵과 복용할 때 가장 잘 발휘된다.
음료수나 차에는 ‘탄닌’이라는 성분이 있을 수 있는데 탄닌은 약물을 흡착하기 때문에 오히려 약효를 떨어뜨린다. 우유와 같은 유제품에 들어있는 칼슘은 감기약이 체내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므로 약 복용 동안 유제품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 부작용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커피ㆍ홍차ㆍ녹차 등 카페인 음료도 자제해야 한다.
종합감기약 중에는 카페인을 포함한 것이 많으므로 수유 중인 여성은 복용 전에 반드시 의사나 약사와 상담하고, 청소년은 타이레놀 콜드-에스와 같이 카페인과 항히스타민제가 없는 종합감기약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곽혜선 이화여자대학교 약학과 교수는 "감기에 걸렸다면 따뜻한 물과 신선한 과일·채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몸의 온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며 "심할 경우 증상ㆍ복용 중인 다른 약물ㆍ앓고 있는 다른 질환ㆍ약물 알레르기 ㆍ특이체질 등에 대해 약사에게 알려 자신에게 적절한 약을 권장 용량·용법에 따라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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