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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서 빠진 돈 ‘고위험 상품’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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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0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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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국내 투자자가 일반 주식형펀드에서 대거 돈을 인출하고 있는 반면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한 고위험 상품에는 뭉칫돈을 넣고 있다.

증시 횡보로 일반 펀드 기대수익률이 크게 낮아지자 위험을 감수한 채 고수익을 쫓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투자협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는 4일 기준 44거래일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최장 순유출 기록을 경신했다. 이 기간 총 6조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펀드에서 이탈했다.

국내 주식형펀드 전체 설정액도 57조원 수준으로 최근 3개월 새 8조7000억원이 감소했다. 이 가운데 액티브펀드만 6조원 넘게 줄었다. 증시가 고점에 달했다는 불안감에 펀드 보유보다는 환매에 나서 현금을 들고 있겠다는 판단이다.

반면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나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한 상품은 몸집을 불리고 있다.

대우증권과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을 비롯한 주요 증권사 랩어카운트 잔고는 10월 말 기준 33조496억원을 기록했다. 랩어카운트 잔고는 8월 말 32조6002억원, 9월 말 32조7199억원에 이어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일임형 랩어카운트 총잔액 또한 8월 말 69조2318억원에 달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15조5400억원이 늘었다.

A증권 랩운용본부 관계자는 "자문형랩을 비롯한 일부 상품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랩어카운트 전반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8월 이후 증시가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잔액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높은 기대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에게는 적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수나 주가가 떨어질수록 반대로 수익이 불어나는 인버스펀드에도 최근 3개월 새 7500억원에 가까운 뭉칫돈이 들어왔다. 이 기간 국내 3개 인버스 ETF 순자산은 5280억원에서 8433억원으로 늘었다.

주가연계증권(ELS)도 위험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발행량이 6개월 만에 4조원을 상회했다. 10월 한 달간 4조3065억원어치 ELS가 발행됐다.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큰 원금 비보장형 발행 비중이 79.7%로 2개월째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원금 보장형 ELS 발행액은 8월 1조1200억원에서 10월 8750억원으로 줄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ELS 발행이 10월 들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조기상환 물량 증가에 있다"며 "원금 보장형 조기상환 물량이 원금 비보장형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증시를 보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으로 역사적인 저점 수준"이라며 "위험선호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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