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코스피가 한 주 내내 곤두박질을 치면서 1개월 만에 2000선 아래로 밀렸으나 조정 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악재로 작용한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가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전격 금리인하에 나선 점 또한 양적완화 기조를 한동안 유지시켜줄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실어준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4~8일 한 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하락, 2039.42에서 1984.87로 2.67%(54.55포인트) 떨어졌다.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밀린 것은 종가 기준 10월 7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같은 약세는 수급 공백 탓이다.
한동안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마저 매도공세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은 8월 23일부터 10월 30일까지 44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반면 이달 4~8일에는 5거래일 연속 주식을 팔아치웠다.
특히 지수는 8일 미국 출구전략 시행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이날 하루만 20포인트 가까이 빠졌다.
ECB가 현지시간 7일 기준금리를 0.25%로 인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위축된 투자심리는 살아나지 않았다.
같은 날 미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호전됐다고 밝혔다. 미 3분기 GDP는 2.8%로 시장 예상치인 2.0%를 크게 웃돌았으나 되레 경기회복 시그널 탓에 출구전략 시기가 앞당겨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반면 증권가는 ECB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미국 또한 양적완화 정책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한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ECB 기준금리 인하로 유럽자금이 국내 증시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철강, 화학, 조선, 건설 등 경기민감 업종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3분기 경제지표만으로 조기 출구전략 실시에 나설 가능성도 높지 않아 보인다.
미국이 외형적으로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10, 11월 고용지표가 나와봐야 구체적인 양적완화 축소 시점이 잡힐 것이라는 얘기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3분기 경제지표만으로 성장세를 확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 연방준비제도는 3분기 GDP보다는 10, 11월 고용지표에 더 비중을 두고 출구전략 시기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이 매도공세 또한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점쳐진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펀드 흐름을 보면 선진국과 신흥국에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면서 여전히 주식 선호도가 높다"며 "특히 신흥국 가운데 한국 투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예정된 중국 3중 전회, 미국 연준 고위관계자 연설, 유로존 3분기 GDP 발표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경기부양 기조 유지를 확인할 수 있다면 코스피도 단기간에 2000선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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