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PB제품… '소비자 선택권 확대 vs 인기제품 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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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1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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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PB(자체브랜드)상품의 전성시대다. 불황이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저렴한 PB상품을 주로 찾고 있는 모양새다.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은 소비자에게는 PB상품은 물가 안정의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자사 유명 제품의 인기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 소비자 "저렴해서 좋다"

유통업계에서 PB상품의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는 추세다. PB상품은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생산을 위탁해 만든 제품으로, 유통업체 브랜드로 상품을 내놓는 것이다. 

특히 일반 제조업체의 상품과 비교해 가격이 많게는 50% 이상 저렴해 소비자들이 손길이 잦아진 상황이다.

실제로 이마트가 지난달 29일 출시한 PB 곰탕 3종은 3만팩 넘게 판매되며 기존 곰탕 상품 판매량의 20배를 웃돌았다. 이에 앞서 같은달 24일 선보인 이마트 PB 6년근 홈상정(240g)은 출시한지 이틀 만에 모두 팔리기도 했다.

주부 임순희(53)는 "요즘 같이 물가가 높은 시기에는 저렴한 상품에 손이 갈 수밖에 없다"며 "일반 상품과 비교해서 품질에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해 PB상품을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주요 대형마트에서 PB상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전체의 25% 안팎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유명 제품 카피… "인기 무임승차"

소비자들의 반응과 달리 PB제품에 대한 기존 제조업체들의 시선은 곱지 않는 눈치다. 유명 제품을 그대로 카피한 '미투' 제품을 통해 손쉽게 돈을 벌고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실제로 올해 중순 한 대형마트가 출시한 초코파이 PB제품은 초코파이 시장의 80%가량 점유하고 있는 오리온 초코파이와 비교해 외관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이외에 대부분 대형마트의 PB상품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일반 브랜드 상품과 구별이 쉽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제과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물가안정을 이유로 기존 제품을 그대로 베낀 PB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유통업체의 눈치를 봐야하는 제조업체들 입장에서는 딱히 대응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편의점도 PB상품을 확대하면서 이같은 비판에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소스에 찍어먹는 꼬마김밥의 경우 한 전통시장의 유명 제품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GS25가 지난해 출시한 컵밥 역시 노량진 컵밥이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자 대기업이 발빠르게 제품화한 것이란 볼멘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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